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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는 지금 ‘비만치료제’ 전쟁…엄청난 위력에 너도나도 참전
전 세계는 지금 ‘비만치료제’ 전쟁…엄청난 위력에 너도나도 참전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4.05.08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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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제 시장, 2030년 130조 원 성장 전망
노보노디스크·일라이릴리, 당뇨·비만 치료제 매출 급증에 전년 대비 20%대 성장
글로벌 제약사, 비만 치료제 포트폴리오 확대 나서
한미약품, 미 FDA 임상 1상 승인에 ‘차세대 비만 치료제’ 기대↑
대웅제약·일동제약·HK이노엔·동아에스티 등도 비만 시장 공략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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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비만 치료제 산업은 다른 산업보다 5배 이상 빠르게 성장 중이다. 커지는 시장에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비만 치료제를 앞세워 급성장한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는 글로벌 제약사 시가총액 1, 2위를 차지하며 초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양사는 모두 올해 1분기에 전년 대비 20%대 성장으로 분기 매출 약 12조 원을 달성했고, 하반기 이후 비만치료제 생산량도 본격적으로 확대가 예상되는 등 글로벌 입지를 단단히 하는 모양새다.

이를 뒤쫓아 글로벌 제약사도 비만 치료제 시장 공략에 속속 나서고 있다. 국내에선 한미약품이 차세대 비만 치료제 개발을 위한 환자 대상 임상 1상 시험에 본격 돌입해 비만 치료제 전쟁에 본격적으로 참전했다.

◇비만치료제 시장, 2030년 130조 원 성장 전망...타 산업 비해 5배 성장률 

비만 치료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자 앞으로도 의약품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연평균 10% 미만의 성장이 예상되는 반면, 비만치료제는 이보다 5배 이상의 연평균 성장이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비만 치료제 산업은 연평균 50%씩 성장해서 2030년에는 130조 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비만재단 아틀라스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중 10억 명이 비만 인구다. '비만은 질병'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약으로 비만을 치료하겠다는 수요도 늘고 있어 기업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닐 수 없다.

비만 치료제 시장은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GLP-1이 비만 치료에 사용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노보노디스크가 최초의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삭센다'로 FDA 승인을 받았고, 지난 2021년에는 '위고비'를 출시하면서 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또한 일라이일리도 지난해 위고비보다 성능이 향상된 '젭바운드'를 선보여 주목받았다.

GLP-1은 음식 섭취 시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으로 인슐린 합성·분비 증가, 글루카곤 분비 억제, 소화 흡수 과정 지연의 기능을 담당한다. 이러한 특징으로 GLP-1은 당뇨 치료제로 처음 개발됐으며 현재 비만 치료제, MASH 치료제, 퇴행성 뇌 질환,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적응증으로 그 활용 범위가 확대된 상황이다.
 

◇노보노디스크·일라이일리 20%대 성장률 기록…양강 체제 계속될 듯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는 비만 치료제 선두 주자로, 올해 1분기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 26% 증가하며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올해 1분기에만 653억 4,900만 크로네(12조 8,861억 원), 일라이릴리는 87억 7,000만 달러(11조 9,315억 8,500만 원) 매출을 올렸다.

비만치료제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양사는 최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하반기 공급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어 이 비중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2030년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점유율을 85%로 전망했다.

이들은 올해 비만치료제의 적응증을 확대하고 복용 편의성을 개선한 임상 데이터를 다수 발표할 예정으로, 시장 지배력 확대에 나선다.

노보노디스크는 비만과 합병증, 대사질환에 대한 임상 발표를 계획하고 있고, 일라이릴리는 비만과 수면무호흡장애, 심부전, 만성신부전으로 적응증을 넓혀 임상을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양사는 1일 1회 투약법을 가진 경구용 GLP-1 유사체 작용제를 개발 중이다.

GLP-1 당뇨 및 비만 치료제에 대한 전 세계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올해도 공급 부족 문제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모두 하반기 이후 생산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노보노디스크는 올해 2월 노보홀딩스가 카탈란트를 인수하기로 합의한 거래와 관련해 노보홀딩스로부터 3개의 카탈란트 공장을 인수하는 계약을 발표했다.

일라이릴리는 미국 생물보안법안의 규제대상이 되고 있는 중국 우시앱텍에서 당뇨 및 비만 치료제의 원료를 제조하고 있다. 미국 내셔널 리질리언스 및 이탈리아의 BSP파마슈티컬스와 CDMO 계약을 체결했으며,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생산역량을 확장하기 위해 미국 주사제 제조업체인 넥서스 파마슈티컬스 제조 시설을 인수하고 독일에 비경구 제조공장을 착공했다. 두 시설은 각각 2025년 말과 2027년 가동할 예정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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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사, 비만 치료제 포트폴리오 확대 나서

글로벌 제약사도 하나둘 비만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 암젠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기존에 개발하던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AMG 786'의 개발을 포기하고 '마리타이드'라는 비만 치료제에 더욱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마리타이드가 임상 3상에 돌입하려면 앞서 출시한 위고비나 젭바운드와 마찬가지로 52주의 임상 기간을 거쳐야 하는데 이를 감안하면 암젠의 제품 출시는 약 2년 뒤일 것으로 전망된다.

암젠은 복용 기간으로 승부를 볼 계획이다.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주에 1회 투약하는 방식인데 암젠은 마리타이드를 월 1회 투약하는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화이자는 먹는 비만약 개발을 위한 강력한 투자 계획을 밝혔다. 비만약 후보물질 ‘로티글리프론’의 임상개발을 중단한 지 약 1년 만이다. 부작용 문제가 지적됐던 로티글리프론의 개발은 전면 백지화했지만, 하루 한 번 먹는 GLP-1 옵션 ‘다누글리프론’ 개발에 사활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중국 에코진의 GLP-1 계열 'ECC5004'를 도입했으며 로슈, 머크 등도 비만치료제 관련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한미약품, ‘차세대 비만 치료제’ 기대…HK이노엔·동아에스티·대웅제약·일동제약 등도 비만 시장 공략

전 세계적으로 비만치료제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제약회사도 연구개발 파이프라인에 비만 치료제 추가를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차세대 비만 치료제 개발을 위한 환자 대상 임상 1상 시험에 본격 돌입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차세대 비만 치료 삼중 작용제(LA-GLP·GIP·GCG, 코드명: HM15275)의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임상 1상에서는 건강한 성인과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HM15275의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 약력학 특성 등을 평가한다.

한미약품은 HM15275는 현재 임상 3상 개발이 진행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GLP-1 단일제)의 혁신을 이어나갈 차세대 비만 신약 후보로 여기고 있다.

HM15275는 장에서 분비되는 혈당과 식욕 조절 호르몬인 인크레틴 치료 약물이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와 위 억제 펩타이드(GIP), 글루카곤(Glucagon, GCG) 등 각각의 수용체 작용을 최적화해 비만 치료에 특화돼 있으며, 부수적으로 다양한 대사성 질환에 효력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대사성 질환 분야에서 쌓아온 연구개발(R&D) 역량을 토대로 속도감 있게 임상 개발을 추진해 HM15275를 최단기간 내 상용화할 계획이다.

그 밖에도 HK이노엔은 중국 바이오 기업 사위윈드바이사이언스로부터 3세대 GLP-1유사체 비만치료제를 도입했다. HK이노엔이 도입한 '에크노글루타이드'는 주 1회 투여하는 주사제로 현재 중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동아에스티의 미국 자회사 뉴로보파마슈티컬스는 비만약 후보물질 'DA-1726'의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섭취가 가능한 캡슐 형태의 비만약을 개발하고 있으며, 대웅제약은 마이크로미터(㎛)두께의 바늘을 패치에 붙여 피부로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을 이용한 패치형 비만약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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