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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의 비만 위험도 6배 높이는 ‘희귀 유전자 변이’ 발견∙∙∙맞춤형 비만치료제 처방 가능해질까?
성인의 비만 위험도 6배 높이는 ‘희귀 유전자 변이’ 발견∙∙∙맞춤형 비만치료제 처방 가능해질까?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4.04.05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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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비만에 대한 새로운 생물학적 메커니즘 발견”
英 연구팀, 50만여 명 데이터 기반 BMI 유전자 데이터 분석
BSN∙APBA1, “식욕 조절 회로 일부 사라져∙∙∙결국 비만으로 이어져”

[바이오타임즈] 성인의 비만 위험을 극적으로 높이는 희귀 유전자 변이가 발견됐다. 소아에게만 체중 증가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진 기존의 유전자 변이와 달리 이번에 발견된 유전자 변이는 성인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게재됐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희귀 유전자 BSN∙APBA1, 성인의 비만 위험 최대 6배↑ 

미국 <블룸버그(Bloomberg)>는 4일(현지 시각) 영국 케임브리지대(University of Cambridge) 의학연구위원회(MRC, Medical Research Council)가 비만에 대한 새로운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MRC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Biobank)에 등록된 50만여 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체질량지수(BMI) 관련 유전자에 대한 ‘전장엑솜분석’(Whole-exome sequencing)을 실시했다. ‘전장엑솜분석’은 게놈(한 생물이 가진 모든 유전 정보, Genome)에서 단백질 정보가 담긴 엑손(Exon) 부분만 선별해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질병 등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를 탐색하는 방법이다. 또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협력해 파키스탄과 멕시코 데이터를 사용해 연구 결과가 유럽 혈통의 사람에게도 적용되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성인의 비만 위험을 최대 6배까지 높이는 두 개의 희귀 유전자 ‘BSN’과 ‘APBA1’을 발견했다. 또 이 두 유전자 변이는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제2형 당뇨병의 위험도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연구를 보면 몇몇 비만 관련 유전자 변이는 식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렙틴-멜라노코르틴(Leptin-Melanocortin) 경로를 통해 작용한다. 

그러나 BSN과 APBA1은 뇌에 있는 단백질 정보를 담고 있지만, 렙틴-멜라노코르틴 경로에는 관여하지 않고 아동 비만과도 관련이 없다. 특히 BSN은 ‘바순’(Bassoon)이라고도 불리는데 당뇨병과 지방간 질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다. 

연구팀은 바순 유전자 변이는 성인 6,500명 중 1명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 비율을 국내에 적용할 경우 2023년 말 기준 18세 이상 성인 4,438만여 명 중 6,830여 명에게 바순 유전자 변이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MRC 대사질환부서 자일스 예오(Giles Yeo) 교수는 ‘BSN과 APA1 유전자 변이가 있는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뇌의 뉴런이 퇴화하기 시작한다’는 가설을 언급하며 “식욕을 조절하는 뇌 안에 있는 주요 회로 중 일부가 사라지면서 결국 비만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순 변이는 언젠가 제약사가 비만 예방약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비만이 되는 과정을 늦추거나 이 과정이 처음부터 일어나는 것을 막아 성인이 돼서도 일을 예방할 수 있는가’가 과제”라고 말했다. 

존 페리(John Perry) 제1저자 겸 연구원은 “BSN과 APBA1은 뇌세포 사이의 신호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노화와 관련된 신경 퇴화는 식욕 조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케임브리지대
사진=케임브리지대

◇“비만 메커니즘, 개인 맞춤형 비만치료제 처방 도움” 

의학∙연구계는 비만에 대한 메커니즘을 밝혀내면 새로운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거나 기존의 비만치료제를 개인 맞춤형으로 처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비만은 심혈관 질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각종 성인병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정신적∙사회적으로 위축된 생활을 유발한다. 식습관, 운동량 등 생활습관이 크게 작용하지만, 유전적인 요소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적게 먹어도 살이 찌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찌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비만 메커니즘을 토대로 비만치료제를 사용할 경우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효과적으로 환자가 체중을 줄일 수 있는 시대에 진입했으며, 비만에 관한 각자의 유전정보를 알고 위험성을 인식한다면 사전에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거론된 비만과 관련된 유전자는 400가지 이상으로 ADRB3, PPAR-γ, UCP-1 등 세 가지가 대표적인 비만 유전자로 꼽힌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BMI 30kg/m² 이상은 비만, 25~29.9kg/m²는 과체중으로 보고 있다. 의학저널 <란셋(The Lanset)>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성인 8억 8,000만 명과 어린이 및 청소년 1억 5,900만 명이 비만으로 추정된다. 특히 성인 비만율은 1990년부터 2022년 약 30년 사이에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연구계 관계자는 “비만의 발병기전은 복잡한 데다 여러 유전 인자와 환경적 요인으로 개개인의 비만 위험 요소가 결정된다”며 “광범위한 코호트 연구(전향적 추적조사, Cohort Study) 연구를 통해 DNA 자료와 임상 정보를 모을 수 있다면 비만에 대한 더 많은 이해는 물론 비만을 조절하고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유전적 특성, 게놈과 그 기능, 유전자 조절 및 상호작용 등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에 더 나은 접근법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새로운 치료 방법의 개발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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