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6-18 08:00 (화)
병원 문턱 높은 우울증, 디지털 치료제로 ‘극복’…美 FDA 첫 승인 성공
병원 문턱 높은 우울증, 디지털 치료제로 ‘극복’…美 FDA 첫 승인 성공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4.05.17 17: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상우울증학회, 우울증 겪는 사람 60%가 치료하지 않아...25% 진료 의지 없어
우울증 디지털 치료제, 재택 치료 가능하고 개인맞춤형 서비스로 지속 성장 전망
美 FDA, 처방용 우울증 디지털치료제 '리조인' 최초 승인
와이브레인·메디트릭스·로완 등 국내 기업도 연구개발 활발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디지털 기술이 일상을 주도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의료·헬스케어 서비스도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면서 효율적이고 선제적인 진료, 치료, 관리가 가능한 세상을 열고 있다.

특히 디지털 치료제는 병원 문턱이 높은 우울증 분야에서 시공간적 제약과 심리적 부담을 낮출 수 있어 효과적인 치료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우울증 디지털 치료제가 미국 FDA로부터 최초로 승인되면서 K-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에도 관심이 모인다.

◇우울증 겪는 사람 60%가 치료하지 않아…치료 활성화 위한 노력 기울여야

우울증은 전인구의 15~20%가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하는 흔한 질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의하면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우울증 환자는 100만 명이 넘은 것으로 파악됐으며 최근 5년간 단 한 번의 감소 없이 증가세를 보여왔다.

우울증의 정식 의학적 명칭은 ‘주요우울장애’로, 우울한 기분이 하루 중 대부분, 거의 매일 발생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일시적인 기분 저하와 달리 비정상적으로 오랜 기간 회복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울적한 정서 상태 외에도 수면과 식욕, 인지기능, 체력, 자살 위험성 등 삶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며 생활 능력에 현저한 저하를 가져온다. 가볍더라도 이런 증상들이 최근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다.

우울증은 초기에 진단받아 만성 우울증으로 커지지 않도록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병원 진료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임상우울증학회가 성인 1,064명을 대상으로 ‘우울증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도 조사’를 시행한 결과, 우울증 병력이 없는 성인의 60%가 우울감을 호소하지만, 진료를 받은 경험이 없었다. 우울증 선별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509명 중 86.8%는 우울증 진료를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 우울증 선별 검사에서 양성인 사람 중 25.5%는 병원에서 진료받을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진료를 받지 않으려는 이유는 ‘본인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돼서’와 ‘병원에서 치료해도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 밖에 ‘학교나 직장생활에 지장을 줄 것 같아서’ ‘주위의 부정적인 시선이나 편견이 걱정되어서’ ‘병원 기록에 남아 보험 가입 등에 문제가 생길까 봐’ 등의 응답도 있었다.

이는 현재 우리 사회의 우울증 유병률이 상당히 높다는 점과 동시에 우울증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

의료계 전문가는 “우울증은 사회적·직업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거나 나아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상황까지 광범위하게 작용할 수 있어 치료가 제때 이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 아직도 우울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나 진료 문턱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 “우울증 인식 개선과 우울증에 대한 조기 진단 및 치료 활성화를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에는 전자약과 디지털 의료기기 등을 우울증 치료에 적용한 새로운 대안이 제시되는 추세로, 실제 의료 상황에서의 디지털 의료기기 효능이 입증되고 있다”라면서 “앞으로 병의원 치료방식에서 홈케어 방식으로 의료체계가 대폭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치료제’ 새로운 치료 대안 제시…“의료시스템 한계를 보완하는 변환점”

기존 약물의 한계를 보완하는 대안으로 디지털 의료기기가 부상하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DTx, Digital Therapeutics)란, 환자의 건강에 긍정적인 치료 효과를 가진 의학적인 중재를 생성하거나 제공함으로써 질병, 장애, 상태 도는 손상을 치료하거나 완화는 건강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디지털 기술의 개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특히 접근성, 개인맞춤치료, 안전성에서 특장점을 지닌다.

다양한 질환에 대한 전자약, 디지털 치료제, AI 영상 진단·판독기기 등 새로운 기술이 지속해 출현하고 있고, 홈케어 치료옵션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확산하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 개발은 전세계적으로 활기를 띄고 있다. 디지털 치료제를 활용해 치료할 수 있는 질병도 불면증, 우울증, 신경통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알코올 중독을 비롯해 비만, 당뇨 등 만성질환까지 그 범위를 넓혀가는 중이다.

특히 디지털 치료제가 약물 치료에 거부감을 느끼는 우울증 환자에게 치료 선택의 폭을 넓히는 한편, 기존 치료법과 병행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다. 우울증 특성상 병원 방문을 꺼리거나, 고령층 등 약물치료가 어려운 환자에게 개인 맞춤형으로 서비스가 가능해 지속적인 시장 성장이 전망된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서 '새로운 의료서비스 혁명: 디지털 치료제'를 주제로 펴낸 차세대 리포트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30년 170억 달러(23조 원 435억 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헬스케어 분야는 정보통신기술,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디지털 치료제라는 새로운 의료서비스가 등장하고 연구되고 있다”면서 “생명과학·헬스케어 융합, 디지털 헬스기술 개혁 등에 힘입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가속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으며, 이는 현대의 의료시스템이 가지는 한계를 보완하는 변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우울증 디지털 치료제’ 미국 FDA 최초로 승인…국내 연구개발도 ‘활발’

최근 미국식품의악국(FDA)이 우울증 치료를 위한 첫 처방용 디지털 치료제를 승인해 헬스케어 시장의 변화를 또다시 확인케 했다.

일본 오츠카제약과 미국 클릭 테라퓨틱스가 공동 개발한 주요 우울장애(MDD) 치료용 어플리케이션(앱) '리조인'이 최초의 처방용 디지털 치료제로 FDA에서 승인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매 승인으로 리조인은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22세 이상 성인 주요 우울장애 외래환자를 위한 보조요법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미국에서 주요 우울장애에 대한 처방용 디지털 치료제의 발매가 승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조인은 항우울증을 복용하는 환자의 우울 증상을 개선하고 인지 조절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앱으로, 감정을 나타내는 표정을 이용한 인지기능 훈련과 인지행동 요법을 조합한 6주짜리 치료 프로그램이 포함됐다.

리조인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22~64세 성인 환자 총 3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환자들은 각각 리조인 또는 가짜 대조용 앱을 배정받아 디지털 치료를 받았다. 그 결과, 리조인 사용군이 대조군 대비 우울증 증상의 중증도가 개선됐고, 프로그램 종료 후에도 지속적인 증상 개선이 나타나 리조인의 유효성을 입증했다.

리조인은 유효성과 안정성이 검증된 의료기기로, 의료인의 처방 하에 사용할 수 있으며, 올해 하반기 중으로 리조인을 다운로드할 수 있을 전망이다.

클릭 테라퓨틱스 데이비드 벤슈프 클라인 대표는 "우울증을 진단받고 항우울제를 1차 약제로 복용한 환자들 가운데 3분의 1 정도만이 성공적으로 증상을 치료하고 있다"며 "환자들이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이용한 새로운 치료 대안들을 필요로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허가된 리조인이 새로운 치료 대안을 기다려 왔던 환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디지털 치료제의 적용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우울증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와이브레인의 처방용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은 현재까지 마인드스팀은 국내 123개 병원에 도입이 됐다. 의원급 91곳, 병원급 20곳이며, 특히, 국내 상급종합병원에도 12곳에 도입됐다. 월평균 처방건수는 약 4,500 건이며, 2022년 6월 비급여 처방 개시이후 누적 처방 건수는 6만 건을 넘어섰다.

마인드스팀은 두피를 통해 전기자극을 전달한다. 2mA(밀리암페어)의 전류를 전달하면 대부분은 두피나 두개골로 분산되고, 실제 대뇌 피질까지 전달되는 전류량은 20~40% 정도다. 이 나머지 전류가 우울증 환자의 배외측전전두엽을 자극해 활동을 증가시키는 원리다.

메디트릭스는 27년간 우울증을 연구해 온 전홍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창업한 디지털 의료기기 전문 기업이다. 대표 제품인 '마인드체어'는 가상현실 기기에 모션체어를 결합하고, 실시간으로 생체 신호를 측정해 긴장과 불안을 조절하는 기기다.

메디트릭스는 마인드체어 외에도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를 활용해 재택 치료가 가능한 우울증 디지털 치료기기 및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웰니스용 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로완은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치료제 ‘비액트’를 보유하고 있다. 비엑트는 행동활성화치료 기반의 디지털 치료기기로, AI 솔루션에 바탕해 환자의 심리상태를 고려한 단계별 치료를 제시하는 방법으로 작동한다. 총 7주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우울과 행동활성화 이해하기→일상활동의 중요성 인식하기→삶의 가치 탐색과 가치 기반 목표활동 계획하기→목표활동 수행에 대한 보상 정하기→문제해결기술 훈련하기→마음챙김기술 훈련하기→치료 마무리 및 재발 방지 등 7단계로 운용된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