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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홍역 환자 급증, 원인은 백신 미접종?
美 홍역 환자 급증, 원인은 백신 미접종?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4.04.15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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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 홍역 사례↑∙∙∙美 18개 주, 121건 발생
“2024년 1~3월, 전체의 30%가 홍역 진단∙∙∙지난해 58건”
MMR에 대한 잘못된 정보+코로나19 확산 겹쳐∙∙∙유치원생 접종률 93%까지 하락
CDC, “올해 홍역 사례 대부분 12개월 이상 어린이”∙∙∙MMR 예방접종 촉구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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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미국은 물론 해외 전역에서 홍역을 앓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의학∙연구계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홍역 예방접종률 감소가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MMR(홍역, 유행성 이하선염, 풍진 등 3종 혼합백신, Measles-Mumps-Rubella combined vaccine)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미국 <블룸버그(Bloomberg)>는 14일(현지 시각) 미국 18개 주에서 지난 11일 기준 121건의 홍역 사례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는 비교적 많은 숫자라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적으로 28만 명 이상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환자 수는 유럽이 937명에서 4만 2,605명으로 45.5배, 동남아가 4만 9,492명에서 8만 2,667명으로 1.7배, 서태평양지역이 1,391명에서 4,540명으로 3.3배 늘었다. 

일리노이대 유행병학 카트린 윌리스(Katrine Wallace) 박사는 “2020년부터 지금까지 보고된 홍역 발생 추이를 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첫 3개월간 전체의 30%가 홍역 진단을 받았다”면서 “지난해 총 58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사진=)

◇홍역에 걸리는 이유 

의학∙연구계와 의료계는 홍역에 걸린 사람이 증가하는 이유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홍역은 호흡기 감염 질환이다. 따라서 홍역에 대한 면역력이 없다면 발병자와 다른 공간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전염을 완전히 막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의료계는 예방접종을 통해 홍역에 대한 면역력을 만드는 게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WHO는 2020년까지 홍역과 유행성 이하선염(볼거리), 풍진을 퇴치한다는 목표를 세워 이에 대한 질병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홍역이 퇴치됐다’는 뜻은 그 나라에 환자가 전혀 없는 상태가 아니라 ‘토착화된 바이러스에 의한 발생이 없다’는 뜻이다. 즉, 다른 나라에서 유입되더라도 조기에 인지∙대응해 지역사회 내 지속 전파를 차단할 수 있는 역량과 시스템이 갖춰진 상태다. 

미국에서는 학교에 입학하기 전 MMR을 필수로 맞아야 한다. 이를 통해 미국인은 홍역으로부터 보호받는 셈이다. 

미국은 2000년 홍역의 종말을 선언했지만, 최근 수십 년간 미국 내 홍역이 재발하는 모양새다. 홍역은 전염성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인 만큼, WHO는 홍역의 집단 감염을 막으려면 국가별 예방접종률 95% 이상을 권고한다. 

그러나 월리스 박사는 홍역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 ‘예방접종률 감소’를 언급하며 “(코로나19 확산 후)4년간 미국에서 홍역을 앓은 사람 중 90% 이상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MMR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서 자녀의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미국 학부모가 늘었다는 점도 원인으로 짚었다. 실제로 1990년대 일부 언론이 ‘MMR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도하면서 미국 유치원 아동의 예방접종률이 눈에 띄게 줄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유치원생 예방접종률은 WHO가 권고하는 기준치보다 낮은 93%까지 떨어졌다.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커지자 2008년 영국 의학연구위원회(MRC)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홍역 백신과 자폐증 간 연관 관계를 찾는 연구에 돌입지만, 둘 사이의 어떤 연관성도 찾지 못했다. 

윌리스 박사는 “‘홍역 퇴치 국가’라는 미국의 지위가 위협받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1년 내 지역사회에서 홍역이 계속 환산된다면 미국은 ‘홍역 퇴치 국가’라는 지위를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사진=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백신-자폐증, 상관관계 없어∙∙∙美 CDC, 홍역 예방접종 촉구 

홍역 사례 증가에 따라 CDC는 예방접종을 촉구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어린이와 해외여행객에게 홍역 예방접종을 촉구하기 위한 건강 권고를 발표했다. 

CDC 측은 “올해 보고된 대부분 홍역 사례가 MMR을 접종하지 않은 12개월 이상의 어린이에게서 발생했다”며 의료 제공자에게 어린이와 백신 미접종자가 예방접종을 받도록 요청했다. 이어 “대부분 미국 지역사회에서 홍역에 대한 면역 수준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광범위한 확산 위험은 낮은 편”이라면서도 “일부 지역에서는 발병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미국의학협회(AMA) 역시 MMR 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촉구했다. 제시 에렌펠트(Jesse Ehrenfeld) AMA 회장은 “의학적 지식을 토대로 백신 미접종과 관련된 건강상의 위험을 환자에게 정확히 알려 백신을 접종할 것을 강력하게 권한다”고 전했다. 

월리스 박사는 “지난 4년간의 CDC 데이터를 보면 홍역 사례 중 약 96%는 예방접종을 하지 않고 해외에 다녀온 미국인에게서 발생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홍역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애야만 발병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 2006년 1월 국가 홍역 퇴치를 선언했다. 이후에는 가끔 해외에서 유입돼 지역 감염이 발생하는 수준으로 유지해 왔다. 2014년 3월에는 WHO로부터 국가 홍역퇴치 인증을 받기도 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동안에는 홍역 환자 발생이 없다가, 최근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해외로부터 홍역 바이러스가 유입된 사례가 등장했다. 2023년 8명, 2024년 5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2차까지의 홍역 완전 접종률은 2023년 기준 96.1%로 최근 3년간 WHO가 권고하는 95% 이상의 접종률을 유지 중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홍역 조기 발견과 지역사회 전파 예방을 위해서는 국민과 의료기관의 신속한 신고와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해외여행 후 의료기관에 방문할 때는 해외 여행력을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줄 것, 의료기관은 발열∙발진 등 홍역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에 대해서는 해외 여행력을 우선적으로 확인할 것, 홍역이 의심되면 관할 보건소에 신고 및 감염관리 조치를 충실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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