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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해’ 10년 만에 최대 유행…국산 영아용 6가 백신 개발 현황은?
‘백일해’ 10년 만에 최대 유행…국산 영아용 6가 백신 개발 현황은?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4.04.29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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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백신 수급난 우려 속 '장기간 발작성 기침' 환자 33배 급증…12살 미만이 80%
10년 간 최다 발생 건수…가족 간 감염으로 확산할 수 있어 주의해야
질병관리청, 백일해 예방접종 당부
LG화학, 백일해 등 영아용 6가 백신 국산화 속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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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발작성 기침을 보이는 백일해 환자가 급증하면서 예방과 치료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24일 기준 올해 백일해 환자가 36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배나 늘어난 수준으로 최근 10년간 같은 기간 대비 최다 발생 수다. 연령대별로는 12세 이하 어린이가 216명(59.2%)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13~19세 92명(25.2%), 60세 이상 32명(8.8%) 순이었다.

질병청은 단체생활을 하는 어린이를 중심으로 백일해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예방을 위해서 백신 접종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기침 증상 지속되는 백일해, 전파력 강하고 어릴수록 합병증 위험 높아

백일해는 보르데텔라균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백일해라는 이름은 100일 동안 기침(해·咳)을 할 정도로 증상이 오래간다는 뜻으로, 발작적으로 심한 기침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콧물이나 가벼운 기침으로 시작해 발작성 기침으로 진행한다. 잠복기는 3~12일이며 6~8주에 걸쳐 3단계로 증상이 발현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기침 끝에 구토가 동반되고, 끈끈한 점액성 가래가 나오기도 한다. 증상이 심화하면 무호흡, 청색증, 비출혈, 경막하 출혈 및 하안검 부종 등도 나타난다.

백일해는 연령이 어릴수록 사망률이 높아 1세 미만의 사망률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 현재는 예방 접종으로 발생이 현저히 감소했지만, 어릴수록 중증 합병증을 동반하는 사례가 많아 나타나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6개월 미만의 영아의 경우 기관지 폐렴, 무기폐(폐에 공기가 들어가지 못하는 상태), 기관지 확장증, 폐기종, 이미 있었던 결핵의 악화, 중이염 등이 있을 수 있다.

저산소증이나 두개 내 출혈로 인한 경련, 속발성 뇌염, 비출혈, 각혈, 경막하 출혈, 뇌출혈이 일어날 수 있으며, 설사, 구토, 설하 궤양, 탈항(탈출성 치핵, 내치핵이 항문 밖으로 심하게 탈출하여 항문 내로 되돌아가지 않는 상태) 및 탈장 등이 올 수도 있다. 성인의 경우 드물게 2주 이상 계속되는 만성 기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예방과 치료법은?

백일해는 나이를 가리지 않고 전염된다. 특히 가족 간 감염으로 빠르게 확산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주로 환자가 기침 또는 재채기할 때 공기 중으로 튀어나온 비말(침방울)로 타인에 전파되는데, 면역력이 없는 집단에서는 1명이 12~17명을 감염시킬 만큼 전파력이 강하다. 백일해로 확진된 영유아의 86%는 부모, 조부모, 형제·자매 등 밀접 접촉자인 가족 내 감염으로 발생한다. 백일해 예방이 중요한 이유다.

대한감염학회에서도 생후 12개월 미만 영아의 백일해 예방을 위해 부모, 형제, 조부모 등 영아를 접하는 사람에게 영아와 밀접하게 접촉하기 2주 전까지 Tdap 백신(성인형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백신) 1회 접종을 권고한다. 백일해 백신의 방어 면역은 10년 이상 지속하지 않는다. 어렸을 때 백일해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은 만 11~12세에 Tdap 접종 이후 10년마다 Tdap또는 Td로 추가 접종을 권고한다.

임신 3기 여성이라면 Tdap 백신 접종을 통해 모체로 만들어진 항체를 태아에게 전달해 수동 면역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 일종의 모체 면역이다. 다만 수동 면역의 예방 효과는 장기간 지속되지 않는다. 생후 2·4·6개월 때 잊지 말고 Dtap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백일해 환자의 기침을 통해 나오는 파편물에 의해 다른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비말 격리를 해야 한다. 환항생제 치료 시작 후 5일 동안 호흡기 격리가 필요하며, 항생제 치료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기침을 시작한 후 3주간 격리해야 한다.

현재 백일해를 완화하거나 예방하기 위해서 잠복기나 발병 14일 이내에 항생제인 에리스로마이신(Erythromycin)을 투여한다. 3개월 미만의 영아, 심폐 질환 및 신경 질환이 있는 소아의 경우 합병증에 의한 2차 건강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 경과 관찰이 권장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백일해는 특히 영유아 합병증을 일으키는 등 치명적일 수 있어 예방을 위한 백신 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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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백신 개발 현황은?... LG화학, 영아용 6가 백신 국내 임상 본격화

이런 상황에서 영유아용 백신 개발에 나선 국내 기업이 있어 이목이 쏠린다. 현재 6가 혼합백신 공급사는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추가 공급사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는 가운데, LG화학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영아용 6가 혼합백신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2021년, 2022년 예상치 못한 해외 제조사들의 일시적인 공급 중단으로 인해 국내 영아 예방접종 대란이 일어났으며, 단일 백신을 다회 접종해야 했던 많은 보호자가 고통과 불편함을 호소했다.

혼합백신은 여러 감염질환을 하나의 주사로 예방할 수 있어, 접종 및 병원 방문 횟수를 줄여 적기 접종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6가 혼합백신은 디프테리아와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뇌수막염 등 5개 감염질환을 예방하는 5가 혼합백신에 B형간염 백신 물질을 더한 영유아용 백신이다.

LG화학은 개발 중인 6가 혼합백신 'LR20062' 임상 개발 및 시설 구축에 2,000억 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임상 1상에서 상용 6가 혼합백신과 유사한 안전성, 면역원성을 확인했다.

LR20062는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뇌수막염, B형간염 등 6개 감염질환을 예방하는 백신으로 임상 진행 중이며,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5가(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뇌수막염) 백신에 B형 간염 백신을 포함함으로써 5가 백신 대비 접종 횟수를 2회 줄일 수 있다.

지난 25일에는 LR20062의 핵심 항원인 '정제 백일해' 원액 생산을 유바이오로직스에 위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LR20062는 연내 2상 진입이 전망되며, 이번 협력을 바탕으로 2030년 국내 상용화할 계획이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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