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바이오, 항암 신약 R&D에 깊이 참여한 경험이 경쟁력
국내·외 10여 개 업체와 100억 원대 규모 전임상 및 임상 CDMO 프로젝트 수행 중
mRNA 원료 등 고난도 합성 기술이 필요한 물질을 신속 개발하는 역량 국내 최고 수준
[바이오타임즈]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위탁생산개발(CDMO)에 공을 들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바이오의약품의 제조 수요가 늘어나고, 국내외 세포·유전자치료제의 임상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많은 기업이 CDMO 사업에 진출하거나 진출을 앞두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의 원료의약품 전문회사 한미정밀화학도 ‘하이테크 CDMO’로 혁신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존 주 사업 분야였던 원료 의약품을 넘어, 고난도 신약 분야인 하이테크 CDMO로 지속 가능 혁신경영을 위해 신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다.
◇한미약품의 바이오, 항암 신약 R&D에 깊이 참여한 경험이 경쟁력
한미정밀화학(대표이사 장영길)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mRNA 백신 등의 원료에 쓰이는 LNP(Liquid nanoparticle), 뉴클레오타이드(nucleotide), 캡핑(capping) 물질 및 폴리에틸렌글리콜(PolyEthylene Glycole, PEG) 유도체, 펩타이드 등 고난도 합성 바이오의약품 원료 물질의 글로벌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해당 분야의 CDMO 비즈니스로 사업 영역을 대폭 확대한다고 2일 밝혔다.
이를 위해 한미정밀화학은 100억 원 정도를 투자해 ‘하이테크 CDMO’를 위한 설비 확충 공사를 진행한다. 한미정밀화학은 작년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및 원부자재 생산설비 확충 사업에 선정돼 16억 원을 지원받았으며, 80억 원대 규모의 자체 자금을 더해 설비를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CDMO는 위탁생산(CMO)과 위탁개발(CDO)을 함께 일컫는 것으로 바이오 관련 제품개발부터 분석 지원, 제조 등을 하나의 통합된 프로세스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가 의뢰된 의약품을 대신 생산해주는 전문 위탁 생산사업이라고 한다면, CDMO(Contract Development and Manufacturing Organization)는 약품의 개발과 제조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해주는 사업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지난해 127억 9,000만 달러(약 15조 2,000억 원) 규모로, 매년 10%씩 성장해 오는 2026년에는 203억 1,000만 달러(약 24조 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의약품 매출 상위 100개 중 바이오의약품이 53%를 차지하며, 글로벌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은 2026년까지 약 13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최근 CDMO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며, 기존 바이오벤처나 제약사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M&A를 통해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한미정밀화학은 한미약품의 바이오, 항암 신약 R&D에 깊이 참여한 경험이 자사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미국 FDA를 비롯한 독일, 영국, 일본 등 주요 제약 선진국의 GMP 실사 통과 등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CDMO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자신하고 있다.
아울러 한미약품의 다양한 신약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을 통해 고순도 신약 원료 물질의 대량생산 기반을 이미 갖추고 있다는 점도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현재 한미약품 혁신 신약 벨바라페닙(파트너사 제넨텍), FLT3(파트너사 앱토즈), 포지오티닙(파트너사 스펙트럼)의 원료 개발 및 생산을 맡고 있으며, 한미의 핵심 바이오신약 LAPSTriple Agonist와 LAPSDual Agonist, LAPSGlucagon Analog, LAPSGLP-2 Analog 등의 원료도 개발, 생산하고 있다.
현재 한미정밀화학은 이 같은 경쟁력을 토대로 국내·외 10여 개 업체와 100억 원대 규모 전임상 및 임상 CDMO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더 많은 업체와의 파트너십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미정밀화학은 글로벌 CDMO 비즈니스 성과 확대를 위해 다양한 국내·외 박람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신규 사업을 모색할 계획이다. 우선 5월에 연이어 개최될 예정인 TIDES US(9~12일, 미국 보스턴)와 BIO KOREA(11~13일, 서울), InformEx(CPhI North America, 17~19일, 미국 필라델피아)에 참가하고, 6월 13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리는 BIO International Convention에도 참여한다. 연말에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리는 TIDES Europe(11월 15~18일)에서도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mRNA 원료 등을 신속 개발하는 역량, “국내 최고 수준” 자신
한편 글로벌 CDMO(위탁생산개발)의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들의 M&A가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GC셀은 GC와 함께 미국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기업 BioCentriq(바이오센트릭)의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지난달 19일 밝힌 바 있다.
GC셀은 지난해 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의 합병을 통해 탄생한 통합법인으로, 면역세포와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제 개발 및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자가 및 동종 세포치료제의 다양한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초기 연구 단계부터 상용화 단계까지 전주기의 밸류체인을 구축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에 인수한 바이오센트릭은 뉴저지혁신연구소(NJII; New Jersey Innovation Institute)의 자회사로, 세포·유전자 치료제 공정 개발 및 제조에 특화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뉴저지에 위치한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 생산시설에서 자가(Autologous) 및 동종(Allogeneic) 세포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바이럴 벡터 등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GC셀은 이번 투자를 통해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CDMO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이미 국내 최대 규모의 세포치료제 생산시설과 세계 최다 세포치료제 생산 타이틀을 보유한 회사를 글로벌 체급으로 올리기 위해서다.
회사는 이번 투자에 대해 “아시아, 북미 등 주요 사업 거점별 CGT CDMO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동시에 체급을 빠르게 키우기 위한 것이다. 추가로 북미 시설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에스티팜은 원료의약품 CDMO 전문 회사로서 급성장하는 올리고 핵산 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제2 올리고 핵산 치료제 원료 공장을 신축하고, 생산 설비 증설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회사는 2024년 3분기까지 1차 800억 원, 2025년 말까지 2차 700억 원 총 1,5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경기도 안산 반월공장 용지에 5~6층 높이의 제2 올리고동을 신축하고 4~6개의 대형 생산 라인을 추가할 계획이다. 2025년 말 제2 올리고동이 완공되면 올리고 핵산 치료제 생산능력은 연간 2.3t~7t(14mole/일)으로 현재 대비 7.7배 늘어나 글로벌 No.1 올리고 CDMO로 도약하게 될 전망이다.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 CDMO 선도기업으로 거듭나고자 미국에 자회사 List Biotherapeutics, Inc.(이하 List Bio)를 설립하고, 미국 인디애나주 Fishers 시에 대규모 마이크로바이옴 생산시설을 건설한다. List Bio는 신규 공장을 통해 임상 3상 및 상업화 수준의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 위탁개발과 생산을 본격화할 방침으로, List Labs의 40년 이상의 업력과 노하우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CDMO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한미정밀화학 장영길 대표이사는 “mRNA 원료 등 고난도 합성 기술이 필요한 물질을 신속하게 개발하는 역량은 이미 국내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으며 글로벌 경쟁력도 충분하다”며 “앞으로 핵심 사업으로 추진되는 ‘하이테크 CDMO’가 한미정밀화학의 미래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정민아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