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관련 사업 매출, 작년 대비 22.5% 증가
애플워치 뿐만 아니라 아이폰에서도 헬스케어 서비스 지원 예정
[바이오타임즈] 최근 애플워치가 운영체제(OS) 업데이트를 통해 헬스케어 기능을 강화했다. 활동량 측정은 물론 집에 도착하면 손을 씻도록 권장하거나 수면 패턴을 분석해 적정 수면 시간을 안내한다.
수면/손 씻기/댄스 감지한다
애플이 6월 22일(현지시각) 온라인으로 진행한 연례행사 ‘WWDC’(세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활동 추적과 헬스케어 기능을 대폭 강화한 새 운영체제인 ‘워치OS7’을 공개했다.
워치OS7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기능은 손 씻기 안내 기능이다. 손 씻기는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는 가장 핵심이자 기본적인 행동이다. 워치OS7는 사용자가 집에 돌아오면 자동으로 손 씻기를 안내한다. 그리고 애플워치 모션센서와 마이크, 기계학습을 통해 손을 씻는 움직임, 소리 등을 감지해 손 씻기 여부를 판단한다. 또한, 애플워치가 손 씻기 행동을 감지하면 20초 타이머가 자동으로 시작되고 손을 충분히 씻지 않을 경우, 더 씻기를 권장하게 된다.
수면 추적도 추가됐다. 사용자의 올바른 바이오리듬을 위해 적정 수면량을 확보하고, 제시간에 잠자리에 들게 하고, 빠르게 수면에 이를 수 있도록 취침 습관을 만들어주는 기능이다. 애플워치는 탑재된 가속도계로 수면 중 호흡을 미세 운동 신호로 감지해 사용자의 수면 여부와 수면 시간을 지능적으로 파악한다. 사용자는 아침에 일어나 지난밤의 수면을 시각화한 정보를 통해 잠에서 깬 순간과 수면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수집한 데이터는 애플워치가 자동으로 기록해 주간 수면 동향 등 차트로도 제공된다.
애플워치에 앞서 프랑스의 헬스테크 업체 위딩스(Withings)가 수면 패턴 분석기(Sleep Analyzer)의 최신 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해당 제품은 수면 주기, 코골이, 심박 수 등 수면 습관을 모니터링하는 스마트 매트이다. 최근에 공개한 버전에는 수면 무호흡증을 감지할 수 있는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해당 제품은 플러그를 꽂고 매트리스 아래에 넣으면 사용자의 수면 습관을 추적하고 수집한 정보를 WiFi를 통해 컴패니언 모바일(Companion Mobile) 애플리케이션으로 전달한다.
마지막으로 애플워치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워크아웃 애플리케이션은 댄스, 코어 트레이닝, 기능별 강도 트레이닝, 쿨다운 등 4개 유형을 추가했다. 특히, 댄스 감지는 기존에 출시되었던 다른 웨어러블 제품에서는 측정하기 어려웠던 기능이다.
애플워치는 이제 댄스 활동시 칼로리 소모량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위해 심박 센서, 자이리스코프, 가속도계 등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한다. 또한, 워크아웃 애플리케이션의 이름이 ‘피트니스’로 바뀌었고 활동 데이터를 이전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새롭게 디자인됐다. 올해 하반기에 정식 출시될 피트니스는 2017년 출시된 애플워치 시리즈3부터 설치할 수 있으며, iOS14를 지원하는 아이폰 6S 이상 기기가 필요하다.
애플, 헬스케어 시장 잡아라
애플워치의 업데이트는 코로나19 사태로 아이폰 매출이 감소해 정체를 겪고 있는 애플이 헬스케어 분야에서 재도약을 노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애플은 2020년 1분기(1~3월) 매출이 583억 달러(약 67조 7,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체 매출 중 아이폰 매출은 289억 달러(약 34조 9,401억 원)로 작년 대비 6.7% 감소했다. 반면 웨어러블 및 서비스 사업 매출은 작년 대비 22.5% 증가하며 예상외로 선전했다.
그간 애플은 헬스케어 사업 부문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지난 5년간 건강 코치, 의사, 엔지니어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팀을 운영하면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개발했고, 자사 직원을 위한 진료시설까지 만들었다. 앞서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건강이 인류에게 가장 큰 공헌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힌 만큼, 애플은 앞으로도 건강과 의료 분야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건강 관리와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을 출시한바 있다.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Apple Watch)’가 애플의 대표적인 헬스케어 사업 제품이다. 애플워치는 심박수와 심전도를 측정하는 센서가 탑재되어 있어 사용자의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한, 낙상 감지 기능, 의료 ID를 통한 자동 119 신고 기능 등을 제공한다. 다만 애플워치의 이러한 기술들이 국내에서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애플워치는 지난 5월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품질관리 기준(이하 GMP) 인증을 받았다. GMP 인증은 의료기기 제조, 수입업자가 반드시 받아야 하는 적합성 평가이다. 이에 올해 하반기 출시되는 ‘애플워치6’는 혈당 측정 기능까지 탑재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3, 4분기 심전도와 혈압 측정을 할 수 있는 ‘삼성 헬스 모니터’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이렇듯 금년도 하반기 스마트워치 경쟁과 함께 헬스케어 시장이 활성화될지 주목된다.
이러한 애플의 다양한 노력 덕분에 애플워치는 이미 의료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당뇨병 클리닉인 스테디헬스 설립자 헨릭 버그렌은 "애플워치가 운동이나 혈당 추적 데이터를 통합할 때 가장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작년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애플은 스마트워치 시장을 이끄는 기업으로 55.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뒤이어 삼성전자가 13.9%의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2위를, 가민이 8%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3위를 기록했다.
아이폰도 헬스케어와 연계
애플은 이제 애플워치뿐만 아니라 아이폰에서도 헬스케어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애플의 케빈 린치 기술담당 부사장은 아이폰 사용자들이 혈액검사 등 진단 결과와 의료기록 등을 저장할 수 있는 '애플 헬스케어 레코드'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환자들이 제출하는 자료가 방대해 분석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헬스케어 부분에서 애플은 큰 잠재력이 있지만, 그만큼 만들어내는 데이터도 많아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사용자가 직접 관리하는 데이터가 신뢰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
이러한 논란에도 애플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재도약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지원하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아이팟 등의 판매가 헬스케어 시장의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바이오타임즈=나지영 전문기자] jyna19@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