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4 16:40 (일)
액체생체검사, 암 조기발견 치료에 획기적 해결책으로 주목
액체생체검사, 암 조기발견 치료에 획기적 해결책으로 주목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0.06.08 17: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직생체검사 단점 극복 위한 새로운 진단방법 필요성 대두
액체생검, ‘17년 세계경제포럼의 10대 미래 유망기술로 선정
국내∙외 바이오 기업 액체생검 기술개발 적극 나서

[바이오타임즈] ‘액체생체검사’(liquid biopsy, 이하 액체생검)는 혈액, 타액(침), 소변 등에 존재하는 핵산조각을 분석해 암(癌) 등 질병의 진행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기술이다. 이는 환자로부터 체액을 비교적 간단하게 채취해 암 발생 및 전이여부를 신속하고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을 보인다. 그리고 특히 유전체 분석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암 진단에서의 비용절감 등이 액체생검의 실용화를 견인하면서 암 조기발견 및 치료분야에서의 획기적인 해결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대 의과대학 이승준 교수는 “액체생검은 약물 내성 및 재발 예측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환자 유전체 기반 정밀의학의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종양세포 돌연변이 분석 ∙∙∙ 위양성 판명 가능성 낮아

현재 암 진단의 표준방법은 ‘조직생체검사’(tissue biopsy, 이하 조직생검)이다. 이는 생체에서 조직의 일부를 채취해 현미경으로 검사하는 것이다. 그 동안 조직생검은 내시경이나 바늘 등 외과용 수술도구로 진행됐다. 이런 방법은 환자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의사에게도 위험부담이 크다. 또 종양 위치나 크기, 환자 상태에 따라 조직생검을 시행할 수 없는 경우도 많았다.

이에 조직생검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진단방법의 필요성이 대두됐는데, 학계에서는 혈액 속 암 유전자를 검사해 암의 유무와 종류 등을 알 수 있는 액체생검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액체생검은 조직생검과 달리 체액을 채취하는 것만으로도 빠르고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다. 특히 종양세포 특유의 돌연변이를 분석해 위양성(false positive) 판명 가능성도 낮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미국 MIT 테크놀로지리뷰(MIT Technology Review)는 지난 2015년 액체생검을 ‘10대 혁신기술’(10 Breakthrough Technologies)로 선정했다. MIT 테크놀로지리뷰는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가 발행하는 기술분석 매거진으로 미래기술부문에서 가장 신뢰성 있는 간행물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MIT는 “시퀀싱 기술의 진보 덕분에 약간의 혈액만으로 개인의 암, 태아, 이식된 장기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밝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급속한 산업화로 폐암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중국을 액체생검 수혜국으로 꼽으며, “액체생검은 항암치료에도 응용될 수 있어 발암인구가 많은 중국에 희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WEF(세계경제포럼, World Economic Forum)는 지난 2017년 액체생검을 ‘10대 미래유망기술’(Top 10 Emerging Technologies of 2017)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글로벌 액채셍검 시장, 2030년 3조 원 전망

글로벌 리서치컨설팅기업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미국 액체생검 시장규모는 2,349만 달러(한화 약 283억 원)였다. 또 이 시장은 연평균 15.6%씩 성장해 2030년에는 24억 달러(한화 약 2조 9,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된다. 현재 글로벌 액체생검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로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이 액체생검 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액체생검 연구가 가장 활발한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 암 진단기기 개발기업 지노믹헬스(Genomic Health)는 RT-PCR(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을 기반으로 한 진단법을 개발했다. 이 기업의 cfDNA(암세포 유래 DNA 조각, cell-free DNA) 검진법은 방광암 진단에 사용될 수 있다. 그레일(Grail)은 미국 유전체기업 일루미나(Illumina)의 자회사로 아마존(Amazon)의 제프 베조스(Jeff Bezos)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빌 게이츠(Bill Gates) 공동창립자 등이 1억 달러(한화 약 1,204억 5,000만 원)를 투자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유전자 분석기업 가던트헬스(Guardant Health)는 혈액에 떠돌아다니는 cfDNA(세포유리 DNA, cell-free DNA)를 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Next Generation Sequencing)로 분석하는 서비스를 세계최초로 시작했다. 이외에도 스위스 체외진단기기 개발기업 로슈(Roche)는 ctDNA(순환종양유전자, Circulating Tumor DAN)를 이용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쎄바’(엘로티닙, erlotinib)의 동반진단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의 경우 마크로젠, 싸이토젠, 진캐스트 등 액체생검 개발기업을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마크로젠은 K-MASTER 사업단(암 진단∙치료법 개발 사업단)과 함께 임상검체를 대상으로 하는 액체생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1,000명 이상의 한국인 cfDAN 임상검체 분석데이터를 기반으로 위양성 변이 제거를 위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싸이토젠은 CTC(순환종양세포, Circulating Tumor Cells) 기반 액체생검 전문기업으로 지난 5월 비소세포폐암 진단검사를 위한 임상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진캐스트는 액채생체 검사 암 진단 원천기술인 ADPS(선별적 유전자 증폭시스템, Allele-Discriminating Priming System)을 바탕으로 정밀의료사업, LDT사업화, 동반진단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적절 규제 기준과 체제 마련되어야”

현재 학계에서는 액체생검의 폭 넓은 활용을 위한 중요한 과제가 남아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 신광민 부센터장은 “표준화된 검사기준과 임상시험을 통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실시간 액체생검 기술의 사용이 활발해진다면 환자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고 이에 따른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홍익대 바이오화학공학과 정희진 교수는 “액체생검 샘플에서 검출되기 위한 미세환경과 면역학적 반응을 볼 수 있는 툴이 개발돼야 한다”며 “순환계에서 소량의 종양유래 성분을 검출할 수 있도록 진단 툴에 대한 추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EIT(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전략기획단 이상호 PD는 “실제 검진에 활용될 수 있는 표준화된 프로토콜과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어야 한다”며, “이와 함께 규제기관의 적절한 기준과 체제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액체생검 시장은 안전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