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효능평가지표 마련해야
K바이오 새로운 단계 나아가는 초석 될 것
[바이오타임즈] ‘헬스케어 미래포럼: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등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포럼’이 15일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렸다.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이 주최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이번 포럼은 그 동안 논의해 온 코로나19 완전 극복을 위한 치료제와 백신, 방역물품 및 의료기기 등 주요 현안을 중심으로 실질적 개선대책과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김성순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과 황응수 대한백신학회장이 기조강연을 했으며, 오명돈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성백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 이왕준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이 주제발표에 나섰다.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표준치료 없는 상황
김성순 센터장은 ‘COVID-19 치료제 개발의 국내∙외 동향’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현재 대한감염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 대한소아감염학회,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등의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약물치료에 관한 권고안에 따라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지지치료(Supportive Therapy) 외에는 항바이러스에 대한 확립된 표준치료가 없는 상황이다. 제한된 자료를 바탕으로 상황과 목적에 따른 의료진에 판단으로 투여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현재까지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된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충분한 임상데이터와 약물 작용기전, 사용근거가 필요하다.
김 센터장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의 추진 방향을 크게 4가지로 분류했다. 첫번째 약물재창출(Drug repositioning)은 가장 빠르게 결과를 낼 수 있다. 시판 중인 약물을 재평가해 새로운 약효를 부여하는 방법이다. 임상2상 진입이 가능해 새로운 적응증에 대한 확대 등 단기개발이 가능하다. 두번째 혈장치료제는 완치자의 혈액(convalescent plasma)에 포함된 혈장만 분리해 정제 및 제제화를 통해 감염환자에게 투입시키는 치료방법이다. 세번째는 항체치료제다. 질병의 원인이 되는 병원체의 항원부위에 결합해 병원체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장화항체를 이용한 치료법이다. 치료효과가 우수해 유망기술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기초 탐색 또는 후보물질 확부부터 발굴, 개발 및 최적과, 비임상, 임상 단계를 거쳐 신약을 개발하는 방법이다.
면역력에 대한 효능평가지표 마련 필요
황응수 회장은 ‘COVID-19 백신 개발의 국내∙외 동향’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적정 백신의 개발요건을 제시했다. 우선 혈청형이 적고 방어능 관련 부위의 변이가 적어야 한다. 또 자연감염과 유사한 면역반응 유발 및 장기간 유지가 가능해야 한다. 황 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면역력에 대한 효능평가지표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백신에 생기는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치료이기 때문에 생산 수월성도 높아야 한다.
그러나 이런 기준을 세워 연구를 진행해도 아직까지 적용조차 못하는 감염병도 상당히 많다는 것이 황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2003년 사스 사태 때 백신 개발을 위해 여러 실험을 진행했다”며, “그 결과 각 코로나 바이러스에 공통점도 있었고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감염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면역력이 생기는데 이 면역력의 방어지표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국제표준 맞는 임상실험 진행해야
이어진 주제발표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추진 방안’에서 오명돈 교수는 치료제 개발전략을 제시했다. 먼저 그는 “환자에게 사용한 안전성 데이터가 있다면 약물용도 변경이 가능하다”라고 약물용도변경전략을 언급하며, “같은 투여용량, 투여방법이면 임상 1상, 2상 시험이 생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치료제 개발전략으로 국제공조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코로나19라는 공통된 적과 싸우고 있다”며, “온 나라가 십시일반으로 힘을 합쳐 단 시간 내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국제표준에 맞는 임상실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코로나19 치료제로 검증된 제품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오 교수에 따르면 미국에서 이와 관련된 임상실험이 다음주 초에 발표될 예정이다. 그는 “렘데시비르(Remdesivir)의 임상결과가 발표되면 아마 최초의 표준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백린 교수는 ‘COVID-19 백신 개발 추진 방안’ 주제발표를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의 진행상황을 밝혔다. 현재 지원단은 생명윤리위원회(IRB)의 신속심의 지원 아래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 R&D 서비스에서는 치료제 후보물질 독성시험을 하는 ‘독성평가’와 백신 표준평가법을 재발해 공유하는 ‘백신 효능평가’를 지원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백신 개발 관련 1:1 맞춤형 상담 실시 ▲백신 신속 개발을 위한 고려사항 마련 ▲고강도 신속 제품화 프로그램 운영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 임상정보 및 유전체 정보 데이터 수입∙분석 시스템을 구축해 임상증상 예측모델, 맞춤형 치료 등 개발에 지원하고 있다.
이왕준 이사장은 ‘방역물품∙기기 수급 및 국산화 추진 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K바이오가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2차 대유행, 또 다른 지역감염의 대확산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단기적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K바이오의 핵심기술을 국산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단과 연계해 기술발전에 조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