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10-06 01:30 (일)
한국 체외진단 시장을 바라본다
한국 체외진단 시장을 바라본다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0.03.26 18: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종질병, 감염질병 유행으로 조기진단 중요성↑
47개국 한국 진단키트 수입 문의
IT 융합기술 중요해지고 있어

[바이오타임즈] 지난 1월20일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이 최초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진자 판정을 받았다. 이후 지난달 20일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에 대규모로 퍼지기 시작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각 지역마다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확진자를 실시간으로 찾아내고 있다. 일부 외신은 “한국이 세계최고 수준의 진단검사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가능한 일”이라며 보건당국의 시스템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5일 외교부는 “총 47개의 국가가 한국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입을 문의하거나 요청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코로나19처럼 신종질병 출현과 감염병의 유행 등으로 조기진단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체외진단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신규 진단시약과 실시간 유전자 증폭(Reverse Transcription Polymerase Chain Reaction, RT-PCR) 검사법이 보급되면서 하루 2만 건까지 소화할 수 있게 됐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RT-PCR 신뢰도 95% ∙∙∙ 6시간 이내 확진결과


체외진단(In Vitro Diagnostics, IVD)은 혈액이나 타액(침), 소변 등 체액과 분비물로 몸속 상태를 진단하는 것이다. 질병의 진단과 예방, 건강관리 등이 목적이다. 대표적으로 혈당측정기와 임신테스터 등이 있다. 면역화학진단, 자가혈당측정, 현장진단, 분자진단, 혈액진단, 임상미생물학적진단, 조직진단, 지혈진단 등 총 8개로 분류된다.

코로나19 확진검사는 RT-PCR 기술을 이용한다. ‘분자진단’이라고도 한다. 이는 침, 가래 등 의심환자로부터 채취한 소량의 유전물질을 많은 수로 늘려 검사하는 방법이다. 코로나19의 특정 유전자와 결합하는 진단시약을 넣고 유전자 증폭을 돌렸을 때 유전물질의 수가 증가하면 ‘양성’ 판정을 받는다. 신뢰도는 95% 이상으로 코로나19의 세계표준검사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기존 1~2일 걸리던 확진여부도 6시간 이내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면역화학진단법, 쉽고 간단한 검사 가능


RT-PCR은 충분한 양의 바이러스 세포를 채취하지 못하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하더라도 음성으로 나올 수 있다. 일각에서는 신속한 검사를 위해 면역화학진단 키트의 긴급사용승인을 요청하고 있다. 이는 바이러스 감염 후 인체에서 생성되는 초기항체 IgM, IgG을 검사하는 것이다. 10분 이내로 누구나 쉽게 검사할 수 있고 PCR 대비 비용이 저렴하다. 반면 정확도는 50~70% 수준이고 감염 후 7이 이내 초기에는 검사가 되지 않는다는 단점도 있다. 현재 WHO(World Health Organization, 세계보건기구)와 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 미국식품의약국) 등에서는 면역화학진단법의 이용도 권고하고 있다.

국민안심병원B으로 지정된 검단탑병원. (출처: 검단탑병원)
국민안심병원B으로 지정된 검단탑병원. (출처: 검단탑병원)

면역화학검사법 긴급사용승인제도 해당 안돼


진단키트를 합법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신의료기술평가로부터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먼저 식약처에서 정식 허가를 받으면 신기평에서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평가 대상여부, 평가결과 등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통보한다. 하지만 개발부터 최종 사용허가가 확정되기까지는 짧게는 150일, 길게는 1년 이상까지 소요되기 때문에 긴급상황에서는 바로 이용하기가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이후 ‘긴급사용승인제도’를 도입했다. 덕분에 신속하게 확진자를 찾아낼 수 있지만 면역화학검사 키트는 긴급사용승인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관련 업계에서는 “코로나19의 면역체계가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아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며 “무증상일 때는 가래나 콧물 등 검체 채취가 어려워 면역화학진단을 병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덧붙여 “해외로 수출될만큼 위상과 제품력이 높은 일부 진단키트가 국내에서는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규모 및 전망.(출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규모 및 전망. (출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한국 체외진단 시장 1조원 ∙∙∙ 2023년 1조5,000억 원 성장


체외진단분야는 성장잠재력이 가장 큰 산업 중 하나다. 그중 유전자검사항목은 항암제의 맞춤형 처방에서 질병예측으로 이어지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간단한 진단키트 하나가 평생 동안 발병할 수 있는 유전자 질환을 단 일주일 만에 신속∙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와 감염성 질환 증가, 보건∙의료분야의 트렌트 변화 역시 성장요인으로 꼽힌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지난해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체외진단 시장은 2018년 600억5,451만 달러(한화 약 74조 원)로 연평균 성장률은 6.73%다. 2023년에는 831억7,722만 달러(한화 약 102조3,57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역별 시장규모는 북미지역이 2017년 43.1%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북미지역은 2018년 291억5,190만 달러(한화 약 36조 원)로 연평균 성장률은 4.4%다. 2023년에는 361억6,780만 달러(한화 약 44조5,15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유럽지역이 177억5,560만 달러(한화 약 22조 원), 아시아-태평양지역이 168억3,410만 달러(한화 약 20조7,228억 원)로 뒤를 이었다.

한국의 체외진단 시장규모는 2018년 8억940만 달러(한화 약 9,962억 원)로 연평균 성장률은 7.7%라고 발표했다. 2023년에는 11억7,450만 달러(한화 약 1조4,456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았다.

국내 체외진단 시장규모 및 전망.(출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국내 체외진단 시장규모 및 전망. (출처: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한국 IT융합기술로 경쟁력 갖춘 산업육성 기대


국내 체외진단 시장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이미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상당부분 선점하고 있다. 또 이 시장은 비교적 기술변화가 빠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체외진단 선두기업들은 다국적 기업과의 공동연구협력과 ODM/OEM을 한 외형확대와 함께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구축해가고 있다. 한국의 건강보험제도도 체외진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세계적 수준인 한국의 IT 융합기술을 고려한다면 경쟁력 있는 산업 육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에서 진단방법에 따라 다른 기술과의 융합이 중요해지고 있다. 각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해외시장 진출도 기대해볼만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의 R&D, 체계적인 기술 포트폴리오 수립, 제품상용화, 기술거래 활성화 방안 등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가 가장 필요하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startuptoday.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