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11-05 00:30 (화)
[인터뷰] 헬리큐어, ‘IT 융합 한의 임상 의사결정 시스템’으로 한의학의 신뢰성 문제 해결
[인터뷰] 헬리큐어, ‘IT 융합 한의 임상 의사결정 시스템’으로 한의학의 신뢰성 문제 해결
  • 신서경 기자
  • 승인 2024.10.25 17: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인건강정보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진단
진료 이후의 증상 개선도까지 자동으로 확인
의료기기 연동으로 더 정밀한 진단 구현 계획
“개인 맞춤 정밀 의학으로 건강한 삶 유지 가능”
(사진=)
헬리큐어 조성옥 대표(사진=헬리큐어)

[바이오타임즈] 한의학은 수천 년간 쌓인 정밀 맞춤 의학으로서 큰 내재적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한의학은 객관적∙정량적 진단의 어려움이라는 한계도 갖고 있다. 환자 한 명을 진단하더라도 증상과 개인의 건강 정보를 다루다 보니 지식의 공유와 전송에서도 불리하다.

헬리큐어는 이런 단점으로 인해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는 한의학에 정보기술(IT)을 융합했다. 현재 개인건강정보(PHR) 기반 빅데이터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환자의 PHR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진단을 돕는 표준 진료 체계를 개발 중이며, 그 결과 한의 임상 의사결정 시스템 ‘예진’(Ye-jin)을 구축해 현재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헬리큐어의 사명은 ‘건강한 삶을 치유한다’(Health life cure)는 뜻이 담겨있다. 이는 한의학에서 이야기하는 ‘치미병’(治未病)을 표현한 것이다. 치미병이란 ‘이미 발생한 병을 다스리기보다는 병이 들기 전에 치료한다’는 한의학 고유의 예방의학적 개념이다.

조성옥 대표는 “개인 맞춤 의학적 장점이 강한 한의학은 개인의 사소한 증상도 변별해 큰 병이 오기 전에 미리 치료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헬리큐어는 개인 맞춤 정밀 의학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옥 대표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
헬리큐어의 창업자이자 전 대표인 경희대 한의과대학 양웅모 교수(사진=헬리큐어)

◇한의학의 객관성∙재현성 부족 문제 해결

헬리큐어는 2021년 설립됐다. 헬리큐어의 기초 연구는 2016년부터 시작됐다. 헬리큐어의 창업자이자 전 대표인 경희대 한의과대학 양웅모 교수는 현재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차세대 회원이자 대한융합한의학회 회장이다. 양웅모 교수는 오랜 기간 한의학과 현대 기술의 융합을 통한 표준 진단과 혁신 치료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해왔다. 

현재 헬리큐어의 대표인 조성옥 대표는 21년간 다양한 의료기관에서 한의사로서 임상 진료를 했으며, 양웅모 교수와 함께 연구를 진행해온 경험을 갖고 있다. 이를 토대로 ‘예진’ 서비스의 상용화 시점에 성공적인 임상 현장 안착을 위해 대표를 맡게 됐다. 현재 헬리큐어에는 IT 전문가인 박환효 개발 리더 등을 포함한 여러 인재들과 함께하고 있다.

조 대표는 “세계적인 헬스케어 트렌드가 정밀 의학으로 변하면서 개인 맞춤 의학적 성격이 강한 한의학이 장점을 발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하지만 한의학의 진단과 치료는 개인의 증상과 상태를 모두 고려해 결정되지만, 이에 비해 객관성과 재현성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헬리큐어는 이런 부분을 IT와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극복하기 위해 2021년 설립됐다. 2016년부터 5년간 기초 연구와 한의학적 데이터베이스 구축 과정을 거쳤다. 한의학은 진맥, 설진 등의 환자 정보 외에도 환자의 증상을 모두 고려해 진단∙치료한다. 이런 이유로 증상을 수집하고 처리하기 위해서는 증상에 대한 표준 분류 작업이 필요했다.

조 대표는 “이는 헬리큐어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이라 방대한 한의학 문헌을 참고하며 증상을 분류하고 데이터화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또 진단 의료기기로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인허가를 진행하는 것에 난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T와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각종 혁신 의료기기에 대해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한의학 분야는 아예 품목 분류조차 돼 있지 않아 신청부터 난관이 많았다”며 “현재 유관기관의 협조를 얻어 의료기기 인허가 신청과 동시에 한의학 분야의 품목 신설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예진 서비스(사진=헬리큐어)

◇ 한의사와 환자 이어 진료 돕는 진단 플랫폼 개발

현재 헬리큐어가 주력하고 있는 예진 서비스는 한의사와 환자를 이어 진료를 돕는 진단 플랫폼이다. 예진은 먼저 환자의 증상 설문부터 시작한다. 이용자는 한의사를 만나기 전에 웹을 기반으로 본인의 불편한 증상을 쓸 수 있다. 원하는 시간에 간단하게 입력할 수 있어 편의성과 정밀도를 높였다. 이를 통해 환자는 진료 시 미처 말하지 못한 증상에 대한 아쉬움이 발생하는 경우를 줄일 수 있다. 한의사 역시 꼼꼼하게 환자의 증상 수집이 가능하다.

한의사는 환자의 증상과 상태에 대해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한 상태에서, 환자를 진료할 때 예진의 진단 알고리즘을 통해 진단∙변증에 도움을 받게 된다. 마지막 처방 단계에서도 예진이 제공하는 적합한 처방과 약재를 추천받아 참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더욱 정밀한 치료가 가능해진다. 

조 대표는 “예진은 진료 이후의 증상 개선도를 자동으로 확인하는 등 예후 관리까지 돕는다”며 “이 모든 과정은 환자의 휴대폰과 진료실의 컴퓨터에서 간단하고 편리하게 이뤄지며, 정확한 진료와 신뢰를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 예진은 약 420개의 한방의료기관에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임상 연차가 낮아 경험이 부족한 젊은 한의사들로부터 진단과 처방 결정에 있어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험이 풍부한 한의사들은 환자의 증상을 정리하고 확인∙관리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 대표는 “지난해 10월에 참가한 강서구 허준 축제에서 시민들과 한의사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며 “이전에는 노년층 시민 20~30명이 건강 상담을 진행하는 수준이었으나, 예진을 통해 400여 명의 시민이 한의 정밀 진단을 체험했다”고 밝혔다.
 

(사진=)
‘ICMART 2024’에 참여했다(사진=헬리큐어)

헬리큐어는 1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한 후 팁스(TIPS)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투자 유치를 위한 활동과 더불어 한의 의료 현장에서의 원스톱 시스템 기반을 다지고 있다. 환자의 진료와 처방을 돕는 진단 플랫폼에 맥진기, 설진기 등의 의료기기를 연동해 더 정밀한 진단을 구현하고자 한다. 또 처방을 조제하는 과정을 연결해 진단∙투약의 빅데이터를 구축하며, 차후 의무기록(EMR)을 환자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나아가 의료기관을 넘어 일상 속 헬스케어 분야에서 한의학을 기반으로 한 정밀 맞춤 의학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자 한다. 현재 평상시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는 B2C 사업 모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시제품 검증을 진행 중이다. 

조 대표는 “궁극적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해 한의학의 효용성과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K-메디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한의학과 첨단 기술의 융합은 빅데이터와 정밀 의학으로서의 강점이 있는 새로운 한의학이 될 것이며, 이는 헬리큐어만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국 한방 의료기관 수는 약 2만 개, 한약∙첩약 시장은 3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며 “헬리큐어는 해당 시장 점유를 넘어 한의학이 신뢰성과 유효성을 겸비한 바이오 헬스 분야가 되기를 염원한다”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신서경 기자] ssk@biotimes.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