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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K-바이오벤처 ‘글로벌 저력 과시’, 이들의 특별한 무기는?
1세대 K-바이오벤처 ‘글로벌 저력 과시’, 이들의 특별한 무기는?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4.10.21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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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 SC(피하주사) 제형 변경 기술 활용한 첫 블록버스터 상용화 기대감 높여
리가켐바이오, 차세대 ADC 플랫폼으로 얀센 이어 오노약품공업과 대규모 계약 성공
펩트론, 일라이 릴리에 플랫폼 기술 공급
마크로젠, 유전체 분석 서비스로 150개국 이상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바이오니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한 ‘miRNA 기술’ 선도 기업으로 주목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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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 펩트론, 마크로젠, 바이오니아 등은 국내 바이오벤처 1세대로, 현재 ‘명실상부’ 바이오산업을 이끄는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20여 년간 각자의 분야에서 지속해 연구개발(R&D)에 매진하며 고군분투한 덕이다. 이들 기업은 최근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알테오젠, SC(피하주사) 제형 변경 기술 활용한 첫 블록버스터 상용화 기대감 높여

알테오젠은 2008년 대전에서 창업한 바이오벤처 1세대로 2014년 12월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진입했다. 공모 당시 1,451억 원이었던 시가총액은 20조 원을 넘겼고 코스닥 대장주 자리에 올랐다.

핵심 경쟁력은 정맥주사(VI) 제형을 피하주사(SC) 제형 변경해 주는, 인간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아제 플랫폼 ‘하이브로자임(ALT-B4)’이다. SC 제형은 투여 편의성, 주사제 주입 관련 부작용 최소화, 정맥주사 제형 특허 만료 이후 방어 전략 등으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핫 이슈로 부상했다.

알테오젠은 다국적 제약사와의 파트너십 및 기술 수출을 통해 고성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글로벌 10대 제약사 2곳을 포함한 4개 기업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누적 기술이전 총액이 7조 원 규모다.

특히 글로벌 빅파마 머크(MSD)의 세계 1위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알테오젠의 기술로 SC 제형으로 바꾸는 독점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행보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키트루다 SC 제형은 글로벌 임상 3상 중이며, 내년 FDA 승인 시 하반기 출시가 예상된다.

국산 기술이 더해진 글로벌 블록버스터 항암제 탄생이 가능한 상황으로, 키트루다 SC가 상용화되면 알테오젠의 기업 가치는 더욱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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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가켐바이오, 차세대 ADC 플랫폼으로 얀센 이어 오노약품공업과 대규모 계약 성공

리가켐바이오는 2006년 설립돼 차세대 항암 신약으로 부상한 항체-약물접합(ADC) 분야 강자로 우뚝 섰다.

ADC는 암세포에 특이적인 항체에 세포독성이 강한 화학화합물 '페이로드'와 암세포 특이적인 '항체'를 '링커'를 통해 접합한 의약품이다. 기존 치료제에 비해 암세포를 더 잘 찾아서 제거하는 유도탄으로 불리며 신규 모달리티를 대표하는 기술로 평가된다.

리가켐바이오는 차세대 ADC 플랫폼 기술인 ‘콘쥬올’을 보유하고 있다. 콘쥬올은 기존 ADC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어 효능 및 대량생산에서 우수성을 입증했다. 링커 기술을 개선해 더 효율적으로 암세포에서 끊어지고, 혈중에서 좀 더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2세대 ADC 기술을 임상 수준까지 끌어올린 기업은 리가켐바이오를 포함해 전 세계 3개뿐이다. 플랫폼의 활용성이 높아 지난 10년간 10건이 넘는 기술수출을 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과 2조 3,000억 원대 계약에 성공하며 기술 가치를 입증했다. 이는 국내 제약사가 거둔 역대 최대 규모의 기술이전 성과로, 가장 핫한 분야 중 하나인 ADC에서 K-바이오 기업의 기술력이 입증된 사례였다. 전체 계약금 중 반환의무가 없이 지급되는 선급금은 1억 달러(1,370억 원)에 달한다. 선급금이 클수록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것을 뜻한다.

최근에는 일본 오노약품공업과 L1CAM을 표적하는 ADC 후보물질 LCB97을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L1CAM은 여러 암세포에서 발현하는 단백질이다. LCB97 후보물질의 기술이전료는 최대 7억 달러(약 9,435억 원) 규모로, 매출에 따른 기술료(로열티)는 별도다. 리가켐바이오의 누적 기술이전 계약 금액은 10조 원가량이다.

◇펩트론, 일라이 릴리에 플랫폼 기술 공급

펩트론은 지난 1997년 설립 이후 펩타이드 공학 및 약효 지속화 기술을 바탕으로 약효 지속성 의약품의 설계와 제조 기술 개발, 펩타이드의 합성기술 개발과 신물질 발굴 등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일라이 릴리와 손을 잡아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펩트론의 장기지속형 약물 플랫폼 '스마트데포'를 일라이릴리가 보유한 펩타이드 약물들에 적용하는 공동연구 계약이다.

스마트데포는 약물을 체내에 투여한 후 제형으로부터 서서히 방출되게 하여 약물의 혈중농도를 높게 유지하고, 약효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하는 펩트론 고유의 기술이다. 펩타이드 약물은 GLP-1 계열의 비만약이다.

GLP-1과 같은 인크레틴 계열의 약물은 반감기가 짧아서 약효가 금방 사라지지만 스마트데포 플랫폼을 이용하면 반감기를 늘릴 수 있다. 비만치료제는 통상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는데, 스마트데포를 적용하면 투여 기간을 한 달에 한 번으로 늘릴 수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비만 치료제 성능 향상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바이오 기업의 장기지속형 주사제 기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데포는 여러 약물들에 접목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다른 기업에도 추가적인 라이센스 아웃이 가능하다.

펩트론이 일라리릴리와 공동연구를 통해 스파트데포에 대한 가능성을 입증한다면,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고, 국내 바이오벤처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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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로젠, 유전체 분석 서비스로 150개국 이상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마크로젠은 20년 이상 유전체 분석 사업을 수행하며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153개국 1만 8,000여 고객을 확보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과학기술연구청 산하 국립유전체연구소와 공동연구실을 열고, 싱가포르 정부에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마크로젠은 싱가포르 연구기관 등에 '롱리드 시퀀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롱리드 시퀀싱은 기존 숏리드 시퀀싱보다 더 긴 DNA 조각을 한 번에 해독하는 기술로, 복잡한 유전체 구조를 더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바이오니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한 ‘miRNA 기술’ 선도 기업으로 주목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이 마이크로RNA(miRNA)를 발견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가면서 바이오니아가 2009년부터 연구해 온 마이크로RNA(miRNA) 라이브러리와 응용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miRNA는 약 22개 염기서열로 이뤄진 짧은 리보핵산(RNA)으로 유전자의 발현 과정에서 전사 후 조절 인자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마이크로RNA가 과발현하거나 줄어듦으로써 특정 질병들이 발병하기도 해 miRNA를 조절해 질병을 치료하려는 연구가 제약업계에서 시도되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miRNA 라이브러리를 구축해 앞으로의 신약 개발에 대비하고 있다.

2013년 아시아 최초로 miRNA의 글로벌 데이터베이스인 miRBase를 기반으로 합성 miRNA와 miRNA 저해제 세트를 화학적으로 합성해 생산, 자체 연구개발에 사용하고 있으며, 일본 암연구소를 비롯한 여러 글로벌 연구 기관에도 공급해 왔다. 이 제품은 인간 게놈에 존재하는 모든 miRNA를 포함하고 있어, 다양한 질병 연구와 제품 개발에 사용되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miRNA 라이브러리를 연구용 제품으로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진단, 치료제, 화장품 개발에 적용해 혁신적인 제품들을 개발하고 있다.

miRNA 기술 기반 항암제와 탈모 화장품을 개발하고, 폐암 세포를 억제하는 miRNA에 대해서 특허를 출원했으며, 흰머리를 검게 개선하는 miRNA를 발굴해 이를 유효성분으로 하는 흰머리 개선 화장품도 개발 중이다.

한편, 바이오니아는 국내 최초로 DNA 합성에 성공했고, PCR 진단키트와 장비를 개발했다. 바이오니아 진단키트는 신종플루, 코로나19 등 감염병 유행 시기에 널리 사용되며,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감염병 대응력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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