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타임즈] 무삭제로 라미네이트가 가능하다? 최근 치과 광고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문구다. 라미네이트는 치아 미용을 목적으로 치아의 표면에 얇은 도자기판을 부착하는 치료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치아를 깎아내는 것이 필수적이다. 때로는 심미성에 치중한 나머지 과도한 치아 삭제가 이뤄져 문제가 되기도 했다.
‘무삭제 라미네이트’는 얼핏 치아를 보존하면서도 가지런하고 하얀 치아를 가지고 싶은 이들의 바람을 충족하는 용어처럼 들린다. 단번에 믿고 싶은 이야기지만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
무삭제 라미네이트라는 말은 마치 무삭제 라식수술과 같다. 시력을 좋아지게 하기 위해서는 각막을 조금 깎아내야 하듯, 건강하고 아름다운 치아를 위해서는 조금이나마 치아를 다듬는 게 오히려 좋다.
손상되고 오염된 치아의 표면 정리도 하지 않고 환자가 원하는 형태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인 치아 정돈도 무시한 ‘무삭제’라는 용어는 참 당혹스럽다. 물론, 왜소치거나 벌어진 치아, 들어간 치아(옥니)처럼 제한적으로 무삭제 라미네이트 적용이 가능한 사례도 있지만 제한적이다. 아무에게나 마구잡이로 적용할 경우 부작용이 우려된다. 앞뒤가 맞지 않은 용어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결국 소비자들이 똑똑해져야 한다.
실제로 무삭제 라미네이트는 여러 가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먼저 치아 삭제 없이 라미네이트를 적용할 경우 치아의 자연스러운 두께와 모양을 해칠 수 있다. 라미네이트를 아무리 얇게 제작해도 추가적인 두께가 더해지면 과하게 돌출돼 오히려 미적 효과가 떨어진다. 단순히 심미적으로 떨어질 뿐 아니라, 돌출되어 두꺼워진 부위는 음식물이 고이게 되어 잇몸의 염증을 유발한다. 치아를 조금 정돈하여 건강한 잇몸을 얻는 것과, 무삭제에 현혹되어 만성적인 잇몸 염증이 생기는 것. 어떤 게 더 해로운 치료일까?
자연치아는 사람마다 치아 형태와 배열이 다양하기에, 무삭제라미네이트 진행 시 보철물이 덮을 수 없는 부분이 필연적으로 생긴다. 원하는 만큼 정밀하게 제작될 수 없다는 말이다. 아무리 미세한 틈일지라도, 세균이 파고들기에는 충분한 크기이며 해당 부분에서부터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파절, 탈락, 충치 등, 환자들이 걱정하는 대부분의 부작용이 정밀하지 못한 경우 일어난다. 보철물이 정밀하게 제작될 수 있는 치아표면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접착력도 문제다. 라미네이트를 치아 표면에 잘 부착시키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정돈이 필요하다. 준비 과정도 없이 손상되고 오염된 치아에 라미네이트를 부착하면 접착 강도가 떨어져 치료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치아 표면에 있을 수 있는 미세한 크랙이나 불균형을 그대로 덮어버리면 장기적으로 치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치아를 삭제하면 큰일 난다는 인식에 중요한 본질을 놓치고 있다. 치아를 삭제할지 말지보다 중요한 건,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치아와 잇몸의 건강이다. 무분별하고 과도한 삭제가 치아에 해로운 건 사실이지만, 필요한 부위에 최소한의 치아삭제는 오히려 유익하다 볼 수 있다.
심미적 개선뿐 아니라 건강하고 오래가는 치료를 원한다면 미니쉬가 답이 될 수 있다. 무삭제 라미네이트와는 달리 미니쉬는 치아 형태와 기능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그 결과 심미적 개선효과가 뒤따르는 솔루션이다. 즉, 치아가 건강해지면 자연스럽게 아름다워진다는 것이다.
초정밀가공기술로 수복물의 두께를 0.1mm까지 얇게 제작해 치아 삭제량을 최소화하면서도 필요한 부분만 미세하게 다듬어 접착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자연치아와 유사한 재료로 기존의 치아와 완벽하게 결합함으로써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동안 축적된 15만 건 이상의 임상에서 안전성과 내구성이 입증됐다.
어느덧 100세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오래도록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서 치아 건강은 필수다. 특히 치아는 한 번 손상되면 피부처럼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치아 상태를 충분히 고려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무삭제라미네이트는 치과 교과서에도 없고 치과의사협회에서도 광고 심의필을 내주지 않고 있는 용어다. 어느 순간부터 우후죽순 광고 영역에 나타난 광고 키워드일 뿐이다. 표면적으로는 치아를 보호하는 듯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추가적인 치아 손상을 초래할 위험이 존재한다. 듣기 좋은 마케팅 용어에 현혹돼 치아 건강을 해치는 사례가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
[바이오타임즈=최진주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