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기술력 입증하며 기업가치 상승…독자적 링커 기술 ‘콘쥬올’ 주목
설립 이후 13건 기술수출 성과
세계 무대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남다른 역량을 과시하며 시장을 선도하는 K-바이오 기업이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은 시장에서 '핫 모달리티'로 떠올라 새 격전지가 된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뤘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 CDMO, 바이오시밀러, ADC, SC 제형 등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공고히 하는 K-바이오 기업을 만나보자(편집자 주).
◇리가켐바이오, ADC 파이프라인 1위…’항암계 리더’로 자리매김
[바이오타임즈] 리가켐바이오(구 레고캠바이오)는 전 세계에서 신규 모달리티를 대표하는 항체약물결합체(ADC)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국내 대표 바이오텍이다.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에 따르면 ADC 시장은 지난해 100억 달러(약 13조 4,800억 원)에서 오는 2028년 280억 달러(약 37조 7,400억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리가켐바이오는 지난 2005년 설립 이후 2013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혁신적인 ADC 신약 개발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전임상부터 출시 제품을 모두 포함해 총 25개의 ADC 파이프라인을 보유해 전 세계 1위로 발돋움했다. 전 세계 상위 29개 기업이 보유한 ADC 파이프라인은 총 224개로, 리가켐바이오가 11%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리가켐바이오에 대한 시장 평가도 긍정적이다. 올해 초 종가 6만 4,800원이었던 주가는 8일 오전 10시 40분 기준 장중 10만 9,800원 안팎을 기록해 올해 들어 70% 가까이 올랐다. 시가총액은 3조 9,000억 원을 넘어섰다. 증권사 최근 리포트에 따르면 이들이 설정한 리가켐바이오의 목표 주가는 14만 원으로, 향후에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ADC 항암제, 글로벌 기술거래 잇따라…13건의 기술이전 계약으로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가치 증명
ADC는 '항체(Antibody)'와 '세포독성 항암 화학약물(Cytotoxic Chemo Payload)'을 '링커'를 통해 접합한 플랫폼 기술로, 암을 정밀 타격하는 '크루즈 미사일'으로 불린다. 항암 효과는 높이고, 정상 조직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DC가 다양한 암종에서 탁월한 성과를 입증하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은 앞다퉈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및 기술거래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세계 10대 항암제 연구개발(R&D) 제휴 가운데 절반이 ADC와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가 넘는 기술거래 및 인수합병(M&A)이 15건 이뤄졌다.
리가켐바이오는 2015년 중국 포순제약을 시작으로 13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얀센과 ADC 항암 신약 후보 물질 'LCB84'를 17억 달러(2조 원)에 기술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초 계약금 1,300억 원을 수령했다.
LCB84는 현재 임상 1/2상을 진행 중으로 내년 데이터 발표와 임상 2상 진입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임상 데이터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된다면, 리가켐바이오의 파이프라인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LCB84의 임상 1상 결과에 따라 얀센이 단독 개발 옵션을 행사할 경우 리가켐바이오는 2억 달러(약 2,700억 원) 규모의 옵션 행사 권리금을 받게 되며, 이후 개발 상황에 따라 총 14억 달러(약 1조 8,900억 원)가량의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을 수령할 수 있다.
LCB84는 리가켐바이오의 핵심 기술인 '콘쥬올(Conjuall)'을 기반으로 하며, ADC 개발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혈중 안정성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콘쥬올은 ADC에서 중요한 링커 기술을 기반으로 페이로드의 독성을 낮춰 종양 세포에서 높은 농도로 활성화되는 방식으로 설계돼 암세포에 대한 선택적 타깃 능력이 뛰어나며, 혈중 안정성이 높아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ADC 임상 시험 본격화…올해 3개 글로벌 임상 진입
리가켐바이오는 지난 1월 오리온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5,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금을 확보하면서 연구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올해만 ADC 후보물질 3개의 글로벌 임상 시험에 돌입한 상태로 LCB84 외에 'LCB71', 'LCB73' 등의 후보물질이 임상 1상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며 주목받는다.
LCB71은 리가켐바이오의 ADC 플랫폼 기술과 PBD 전구약물이 적용된 혁신신약 ROR1(암항원) ADC 파이프라인이다. 올해 글로벌 1a/1b상 초기 임상 데이터에서 낮은 용량에도 높은 효능이 확인됨에 따라 자체 링커 기술과 톡신 기술의 높은 경쟁력을 다시 확인했다.
HER2-ADC 후보물질인 LCB14은 회사 파트너사인 익수다 테라퓨틱스를 통해 지난해 말 임상 1a상 환자투여를 시작했다. 임상 1a상 시험은 2상 권장 용량 확인과 용량 증가에 따른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할 전망이다. 용량확장 연구 단계인 1b상에서는 2상 권장 용량에서 안전성, 약동학·약력학 및 효능 등을 추가로 확인하게 된다. 1b상 시험 결과는 내년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ADC 분야에서 특화된 기술력을 인정받은 리가켐바이오는 오는 11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월드 ADC 어워즈(World ADC Awards)' 후보에 글로벌 빅파마들과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월드 ADC 어워즈는 ADC 분야에서 혁신적이고 뛰어난 성과를 이룬 신약 개발사에 상을 수여하는 글로벌 행사다.
올해 행사에서는 Best ADC Platform Technology와 Best New Drug Developer, Most Innovative Trial Design 등 세 부문 후보로 꼽혔다. 각각 혁신적인 ADC 플랫폼을 보유한 개발사, 유망한 신약 개발사, 유망한 임상 설계 파이프라인을 선정하는 상이다. 리가켐바이오가 다부문 후보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글로벌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