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보안법,국내 CDMO 기업에 반사 이익 기회
생물보안법 수혜 현실화 분위기…VC, 중소형 CDMO 주목
[바이오타임즈] 장기간 수익률 부진에 시달렸던 바이오주가 반등세로 돌아섰다. 올해 연초 대비 상승률(8월 기준)이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각각 +1.7%, -10.8%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지만 코스피·코스닥 내 제약·바이오주는 각각 +11.6%, +17.7%를 기록했다.
지난 7월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발표한 벤처캐피털(VC) 투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바이오 부문 신규 VC 투자액은 4,208억 원으로 전년 동기(3,665억 원) 대비 14.8% 늘었다.
증권사는 하반기에도 제약·바이오주를 국내 증시 주도주의 최선호 종목으로 꼽는다. 금리 인하로 인한 상승 동력까지 갖춘 만큼, 한동안 바이오 시장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미국 하원의회가 중국 제약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을 통과시키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생물보안법은 사실상 중국 바이오 기업 견제가 목적으로, 국내 바이오 기업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실제로 중국 CMO의 대안을 찾는 글로벌 기업에 국내 CDMO 기업들은 중국 기업의 빈자리를 채울 대체 후보로 관심을 받아왔다.
국내 VC 업계는 중단기적인 성장력으로 CDMO를 꼽는다. 관련 분야에서 뚜렷한 성장세로 기대감을 모으는 기업은 어디일까.
◇향후 주가 상승 이끌 CDMO 기업은?
증권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으로 대표되는 CDMO 관련주에서도 내실 있는 중소형 CDMO사에 주목한다. 중소형 CDMO사의 주요 고객인 바이오텍이 금리 인하로 물량을 늘릴 가능성이 높고 생물보안법이 통과돼 제대로 된 모멘텀에 올라탈 수 있다면 수익률도 극대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에스티팜은 연간 수조 원 이상 글로벌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신약의 저분자 화학합성 의약품 공급사로 선정돼 2025년 시생산 원료 공급을 시작한다. 중국 기업이 납품하던 원료 의약품 공급계약을 따내면서 생물보안법 반사이익이 현실화했다.
바이넥스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생산 기술력을 보유한 우수 의약품 제조 관리 시설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국내 대부분 중소형 바이오텍의 의약품 개발과 생산을 수행해 온 회사는 중국계 CDMO사에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바이오텍의 물량 이전 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대규모 CMO 계약을 따내는 성과도 거뒀다. 바이넥스는 지난 24일 공시를 통해 바이오 의약품개발 기업과 본격적인 상용화 대량생산에 앞서 단일 품목에 대한 175억 규모의 시험 생산(PPQ)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의 11.27%에 해당하는 규모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CDMO 기업 출신 임원들을 영입해 TFT를 꾸리는 등 생물보안법 대체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준비해 왔다. 최근에는 모회사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해 미국 생물보안법 수주 대비 자재 매입자금 등으로 사용할 9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공장 시설 비용과 원부자재 구매에 대규모 자금이 투여되는 CDMO 특성상 탄탄한 재무구조는 거래처가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위탁하는 필수조건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현재 4개의 공장에서 바이오의약품 15만 4,000리터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특히 국내 유일의 풀 싱글유즈(Single Use) CDMO 설비를 보유했다.
에이프로젠 자회사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는 독자적인 배양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CDMO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회사가 사용하는 퍼퓨전 방식은 작은 배양기로 경쟁사 대비 더 많은 배양액을 생산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에서 유리하다. 기존 방식의 생산성이 배양기 1ℓ당 2g 내외인데 반해 퍼퓨전 방식은 30배 이상 생산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체 생산 규모는 세계 5위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오송공장은 1만 6,000평 부지에 관류식 연속배양(perfusion) 방식으로 연간 280만ℓ 이상의 배양액과 3,000kg 이상의 항체 원료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 특히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 바이오 기업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CDMO 시장은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본격화하는 분위기로, 바이오시밀러 확대 및 신규 임상 건수의 지속적인 증대 등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성장이 이를 견인할 것”으로 분석한 데 이어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면서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