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타임즈] 풍요로운 한가위 ‘추석’이 며칠 남지 않았다. 귀성·귀경길을 위해 장시간 운전이나 대중교통을 통해 이동하는 이들에게 명절은 결코 즐겁지만은 않은 듯하다. 장시간 허리가 굽혀진 경직된 자세로 운전을 지속하는 경우 목과 허리 디스크에 직접적인 압력과 부담을 주어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평소 척추관 협착증을 겪고 있다면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명절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일하거나 오랜 시간 앉아서 하는 경우에도 허리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명절증후군은 명절을 보내면서 생기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육체적 부담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증상을 말한다. 실제 병명은 아니나 명절이 지난 후 많은 이들이 비슷한 증상을 겪다 보니 문화적으로 통용되는 말이 됐다. 남녀 구분 없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척추질환에 의한 통증을 호소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척추는 서 있는 자세보다 앉아 있는 상태에서 받는 부담이 더 크다. 이 때문에 척추 관절이 경직된 상태에서 수 시간 운전을 지속하게 되면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심해져 파열에 이르기도 하며 기존 척추 질환자의 경우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많아진다. 특히, 중·장년층의 경우 장시간 운전 시 척추 관절 건강에 주의해야 한다.
무거운 식자재를 옮기고 쪼그려 앉아 전 부치고 허리 숙여 설거지하는 등 주부들이 하는 일의 양이 평소보다 몇 배나 많은 추석에는 그만큼 척추 관절에 쌓이는 피로도 훨씬 더 많아진다. 특히 명절 이후 중·장년층 연령대에서 많이 나타나는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뼈 가운데로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여 엉덩이나 허벅지, 종아리까지 내려가는 하지 방사통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척추질환이다.
초기 단계서는 경미한 요통이나 무증상인 경우도 많지만 증상이 점차 진행되며 허리뿐만 아니라 다리까지 저리고 아파 보행을 어렵게 만드는 특징이 있다. 증상을 방치할 경우 허리가 앞으로 굽은 형태로 변형되는 소위 꼬부랑 허리가 될 수 있다. 또한, 협착증이 오래되면 허리 통증보다는 다리가 저린 통증이 심해 걷다 쉬다를 반복하고, 밤에 종아리가 많이 아프며 발끝이 저릴 수 있다. 생각보다 통증의 정도가 강하고 증상이 오랜 시간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X-ray, MRI 등의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척추관협착증은 조기에 진단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해 볼 수 있다. 만약 보다 적극적으로 근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면 ‘양방향 척추 내시경시술’을 시행하여 통증의 완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3세대 척추 수술’이라고도 불리는 양방향 척추내시경수술은 1cm 이하의 미세한 구멍 두 개를 통해 한쪽에는 내시경을, 다른 한쪽에는 수술 기구를 넣어 진행하는 치료를 말한다. 초고화질의 내시경을 통해 시야를 확보하고 병변을 직접 확인하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수술의 정확도가 높은 동시에 작은 절개로 조직의 손상이 적어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을 통해 척추관협착증은 물론 허리디스크와 전방전위증까지 치료가 가능하다. 작은 구멍을 통해 나사고정술도 진행할 수 있다.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은 수술 시간 1시간 이내로 진행되며,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 덜하고 회복이 빠르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손상이 작기 때문에 출혈도 적고 이로 인한 합병증 가능성도 적다. 흉도 거의 남지 않는다. 기존 미세현미경 수술 등에 비해 수술하는 내내 식염수로 씻어내기 때문에 수술 부위 감염의 확률이 현저히 줄어들고, 회복이 빠르기 때문에 주말 등을 이용해 치료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
연세사랑병원 척추내시경센터 진한빈 부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치료만큼 예방도 중요하다. 추석 명절 장시간 운전 시 좌석 등받이 각도는 100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1시간 운전 시 5분에서 10분 정도는 휴게소에 정차해 목과 허리의 피로를 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틈틈이 스트레칭을 실천하며 휴식을 취하면 장시간 운전 시 허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명절 음식 장만 시에는 가급적 필요한 만큼만 음식을 준비하고, 과로하지 않도록 일을 분담해서 진행하는 것이 좋으며,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갖고 스트레칭하면 허리 통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바이오타임즈=최진주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