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타임즈] SK그룹에는 두 개의 바이오 기업이 바이오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우선 SK바이오팜은 신약 개발을 담당하고 있으며, 작년 4분기부터 영업이익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반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개발을 담당하고 있으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에 대해 간단히 현황을 살펴보자.
◇SK바이오팜, 신약 개발 회사로서 흑자 전환에 성공
SK바이오팜은 1993년, SK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신약 연구 개발로 시작됐으며, SK(주)의 Life Science 사업 부문을 2011년 4월 1일에 단순·물적 분할해 신설된 회사이다.
거대한 글로벌 신약 시장을 타깃으로 중추신경계 분야 중 특히 뇌전증 분야의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해 왔다. 세노바메이트 및 솔리암페톨의 성공적인 신약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해서 뇌 질환 및 수면 질환 관련 신규 물질 발굴을 진행하고 있으며, CNS 질환의 약물 개발뿐만 아니라, 항암 분야에서 유효 물질을 발굴하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 뇌전증과 CNS 질환에 대한 신약 제품 및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라이선스 인(License-in)이나 판매권 인수 계약 체결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세노바메이트)로 번 돈으로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TPD), 방사성의약품(RPT), 세포치료제(CGT) 등 3개의 차세대 모달리티에 적극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SK그룹이 투자한 미국 원자력 기업 테라파워와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방사성 동위원소(RI) 공급을 확보할 계획이며, 더불어 한국원자력의학원과의 RPT 연구 협력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방사성의약품 치료제 분야의 리더로 자리 잡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SK바이오팜은 2024년 반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은 2,480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대표 상품인 세노바메이트의 매출이 2,398억 원으로 연간 매출의 96.7%를 차지했으며, 솔리암페톨의 매출이 41억 원으로 1.7%를 차지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에 연결 기준으로 363.4억 원을 달성하면서 2023년 전체 영업이익 –375.2억 원이라는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사업 담당…200억 원대 적자 지속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케미칼 주식회사의 백신 사업 부문을 2018년 7월 1일에 물적 분할해 설립됐으며, 백신 및 바이오의약품의 연구 개발, 생산, 판매 및 관련된 지식재산권 임대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핵심 사업 전략으로는 글로벌 백신 C(D)MO와 자체 백신 개발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백신 생산시설인 L-House를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사와의 수주 계약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의 C(D)MO사업을 본격화했고,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의 백신을 위탁 생산하면서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고 있는 중요한 기반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올해 들어서는 사노피와 공동 개발하는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이 호주 3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으며, 동사와 소아 DTAP 백신 등 5종에 대한 국내 유통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한 6월에는 장티푸스 접합 백신 스카이타이포이드가 WHO로부터 PQ 인증을 획득했으며, 사업 확장을 위해 독일의 IDT Biologika의 인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7월에는 미국의 바이오기업 ‘선플라워(Sunflower Therapeutics)’에 200만 달러를 투자해 ‘조건부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주요 제품의 매출 구성을 보면, 백신 제제 제품이 72.8%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백신 제제 상품의 비중이 18.6%. 기타 용역 매출(CDMO/CMO 등)이 8.6%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만, 경영 실적은 부진해, 2024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액 490.5억 원에 영업손실이 480억 원 발생하면서 3분기 연속으로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다행히 최근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파트너사인 노바백스의 계량 백신이 승인돼 코로나19의 재유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추가 수익이 예상된다.
◇지배구조의 차이
SK바이오사이언스와 SK바이오팜은 각각의 출범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최대 주주에도 차이가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창원및특수관계인 등이 49.15%로 지배하는 SK디스커버리의 자회사인 SK케미칼이 67.76%를 보유하고 있어, 최창원 부회장의 지배 하에 있는 기업이다. 다만 SK디스커버리는 최태원 회장도 3.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SK그룹 소속으로 분류되고 있다. 반면, SK바이오팜은 최태원 및 최대주주가 26.0%로 지배하고 있는 SK(주)가 64.0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의 형태이다. 양사 모두 SK그룹에 소속되어 있으며, 최대 주주가 6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태원과 최창원 등 지배구조의 정점이 다르다는 차이점이 있다.
또한 실적 면에서도 바이오팜이 먼저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흑자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앞서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바이오타임즈=신광철(애틀러스R&C 연구소장, 경제학 박사)] kcshin@ar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