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D 환자 805명 대상 진행∙∙∙2년간 흡입유지요법으로 치료받아
최대 104주 치료 환자에서 위약 대비 중증 악화 연간 발생률 유의미하게↓
GSK, “예비 안전성 결과, 누칼라의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치”
[바이오타임즈] 천식 치료제 ‘누칼라’가 연구 결과를 통해 COPD 치료에 가능성을 보였다. GSK는 새로운 성장 경로가 열린 셈이다.
미국 <블룸버그(Bloomberg)>는 지난 6일(현지 시각) 영국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블록버스터 천식 치료제 ‘누칼라’(Nucala, 성분명 메폴리주맙)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치료하는 후기단계 연구의 주요 목표를 달성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2년여간 흡입유지요법으로 치료받은 COPD 환자 805명은 GSK 임상시험에서 누칼라를 추가로 사용했다. 그 결과 최대 104주간 치료받은 환자에서 위약 대비 또는 중증 악화 연간 발생률이 통계적∙임상적으로 유의미하게 줄면서 1차 평가 지표를 충족했다.
GSK 측은 “예비 안전성 결과는 이미 알려진 누칼라의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치한다”며 “데이터에 대한 추가 분석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상 시험의 전체 결과는 향후 학회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라며 “(COPD 치료제로서의 승인을 위해)규제 당국과 지속해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칼라, 인터루킨-5 억제∙∙∙‘호산구’ 조절 도움
‘천식’은 폐로 연결되는 통로인 ‘기관지’ 질환으로 가변적인 호기 기류제한과 함께 천명(喘鳴,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 호흡곤란, 가슴답답함, 기침 등과 같은 호흡기 증상을 동반한다.
반면 COPD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기류제한이 특징인 폐 질환으로 기도와 실질적인 폐 손상으로 발생한다. 가장 위험한 요인이 ‘흡연’인 만큼, 주로 흡연자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흡연자의 폐’(Smoker’s Lungs)라고도 불린다. 다만, 의학계는 모든 흡연자가 COPD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개개인의 유전적 요인에 따른 발병 위험성도 있다고 추정한다.
천식과 COPD는 증상과 중증도에 따라 초기 치료가 결정된다. 의사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모든 증상 단계에서 흡입스테로이드를 포함한 흡입약제 사용을 권고한다.
GSK에 따르면 COPD는 3억 명 이상의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며 환자의 최대 50%가 혈중 호산구 수치 상승을 특징으로 하는 제2형 염증을 보인다. GSK 측은 “반복적이거나 갑작스러운 증상 악화는 폐를 손상시키는 데다 입원해야 할 수도 있다”며 “결국에는 신체 건강 악화, 삶의 질 저하, 사망률 증가 등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GSK가 개발한 ‘누칼라’는 호산구 분화 인자(EDF)로 알려진 인터루킨(Interleukin)-5를 억제하는 단일클론항체다. 과잉 생산하면 폐에 염증을 일으키는 백혈구의 일종인 ‘호산구’(Eosinophil) 조절을 돕는다.
누칼라는 지난 201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최초로 중증 호산구성 치료제로 허가받았으며 이듬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첫 번째 인터루킨-5 기전 치료제로 승인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누칼라가 중증 호산구성 천식 치료에 건강보험 급여를 받으면서 위험분담제(RSA)를 적용한 첫 사례를 남기기도 했다.
이밖에도 GSK는 누칼라를 2017년 호산구성 육아종증 다발혈관염(EGPA) 치료제, 2020년 과다호산구증후군(HES) 치료제, 2021년 비용종 동반 만성부비동염(CRSwNP) 치료제로서 FDA의 승인을 받으며 적응증을 확대했다.
영국 <로이터(Reuters)>에 따르면 지난해 누칼라 매출은 18% 성장한 17억 파운드(약 3조 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GSK 전체 매출의 약 6%에 해당하는 수치다.
◇GSK의 호흡기 적응증 분야 확대 위한 전략은?
한편 GSK는 호흡기 적응증 분야 신약 개발을 위한 전략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미국 벤처캐피털(VC) 플래그십 파이니어링(Flagship Pioneering, 이하 플래그십)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플래그십이 발굴∙육성하는 스타트업에 70억 달러(약 9조 7,000억 원) 이상을 지원해 10개의 신약과 백신을 개발하는 데 협업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새로운 호흡기 및 면역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1억 5,000만 달러(약 2,077억 원)를, 선정된 스타트업이 개발 상업적 마일스톤을 모두 달성하면 선급금을 포함해 10개의 후보물질에 대해 품목당 최대 7억 2,000만 달러(약 9,972억 원)를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추후 GSK는 해당 약물의 임상 개발에 대한 독점적인 옵션 계약을 체결할 권리를 가질 전망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 1월에는 천식 치료제 개발기업 아이올로스 바이오(Aiolos Bio)를 14억 달러(약 2조 원)에 인수하며 호흡기 질환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해당 인수합병(M&A)을 위해 GSK는 선급금으로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를, 마일스톤에 따라 최대 4억 달러(약 5,545억 원)를 지급한다. 아이올로스 바이오의 천식 치료제 ‘AIO-001’는 임상 2상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캐나다 바이오 기술기업 벨루스 헬스(Bellus Health)를 20억 달러(약 2조 6,000억 원)에 인수하며 성인 난치성 만성 기침 환자의 1차 치료제 ‘캄리픽산트’(Camlipixant)를 확보했다. 캄리픽산트는 임상 3상 개발을 진행 중인 동종 계열 내 최고의 고선택적 P2X3 길항제로 꼽힌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