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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치매 치료제 탄생? 제2형 당뇨병 치료제 ‘SGLT-2 억제제’, 치매 발병 위험 35%↓
새로운 치매 치료제 탄생? 제2형 당뇨병 치료제 ‘SGLT-2 억제제’, 치매 발병 위험 35%↓
  • 염현주 기자
  • 승인 2024.08.30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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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 알츠하이머성 치매 걸릴 확률 2배가량↑
당뇨병 치료제, 새 치매 치료제 활용 가능성 주목
SGLT-2, 알츠하이머 39%∙혈관성 52%↓∙∙∙영국의학저널 게재
“당뇨, 죽상경화성 병변, 뇌경색∙뇌출혈 일으켜∙∙∙뇌조직 손상 따른 뇌 기능↓”

[바이오타임즈] 당뇨병 치료제가 치매를 막는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일반인과 비교해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릴 확률이 1.5~2배 정도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만큼, 당뇨병 치료제가 새로운 치매 치료제로 활용될지 주목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약물과 치매 위험성 간 인과관계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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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계, “약물-치매 발병 위험성 간 인과관계 불명확” 

미국 <블룸버그(Bloomberg)>는 29일(현지 시각) 제2형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나트륨 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 억제제’가 치매 발병 위험을 35% 감소시킨다고 발표했다. 또 이번 새로운 결과는 기억 상실 및 인지와 관련된 쇠약성 질환에 대응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는 이전의 증명을 기반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인체에는 다양한 포도당 수송체가 존재한다. SGLT-2는 나트륨과 포도당을 동시에 수송한다. 주로 신장의 세뇨관에서 존재한다. 

SGLT-2 억제제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는 일본 아스텔라스파마(Astellas Pharma)와 코토부키(Kotobuki)가 공동개발한 ‘슈글렛’(Suglat, 성분명 이프라글리플로진)과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포시가’(Forxiga, 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독일 베링커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의 ‘자디앙’(Jardiance, 성분명 엠파글로플로진) 등이 있다. 

보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연구계는 SGLT-2를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의 항당뇨제 ‘가브스’(Galvus, 성분명 빌다글립틴) 등에 포함된, 이른바 ‘다이펩티딜펩티다제-4(DPP-4) 억제제’와 비교∙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SGLT-2 억제제는 DPP-4보다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성은 39%, 혈관성 치매 발병 위험성은 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에 따른 결과일 뿐 약물과 치매 발병 위험성 간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게 연구계의 입장이다. 그러면서 연구계는 해당 이론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영국 뇌질환플랫폼사업단(DPUK) 이반 코이체프(Ivan Koychev) 수석임상연구원은 “(SGLT-2 억제제가 치매 발병률을 줄인다는)메커니즘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뇌의 염증에 영향을 미치거나 뇌혈관 질환의 위험성 감소, 뇌의 포도당 대사 조절 등과 관련돼 있을 것”이라며 “기존 약물을 새로운 적응증에 맞게 다시 사용한다면 ‘안전성 문제에 따른 약물 실패 위험성’은 매우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국민건강보험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했으며, 영국의학저널 <The BMJ>에 게재됐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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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연구계, 당뇨병-치매 관련성 증명 위한 연구 지속 

‘당뇨병’은 포도당이 에너지원으로 이용되지 못하고 혈액 중에 비정상적으로 많이 남으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당화혈색소 6.5% 이상 ▲8시간 이상 공복 혈장 포도당 126mg/DL 이상 ▲75g 경구 포도당 부하검사 2시간 후 혈장 포도당 200mg/DL 이상 ▲전형적인 당뇨병 증상이 있을 경우 무작위 혈당 포도당 200mg/dL 이상 중 1개 이상에 해당하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대부분 당뇨병은 ‘제2형 당뇨병’이다. 인슐린 분비에 장애가 생겨 혈당이 올라가는 병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당뇨병 발병은 유전과 관련돼 있다. 주로 40세 이후 과체중 또는 비만인 환자가 제2형 당뇨병에 걸린다. 식단조절이나 운동 등을 통한 지속적인 혈당관리로 생활습관을 바로잡는다면 호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편 그동안 제약∙바이오 연구계는 ‘당뇨병이 치매 발생의 중요한 위험인자’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한 역학 연구를 지속해왔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혈관성 치매의 경우 치매 발병 위험도는 일반인보다 2~3배,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1.5~2배 정도 높다. 

제약∙바이오 연구계 관계자는 “당뇨는 죽상경화성 병변(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을 좁게 하는 증상)을 발생시켜 뇌경색이나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뇌조직이 손상되면 뇌 기능 저하로 치매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 당뇨병이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은 환자가 가지고 있는 인슐린 저항성과 그로 인한 고인슐린혈증이 꼽힌다. 제약∙바이오 연구계 관계자는 “인슐린은 식욕이나 에너지 항상성 조절, 학습 및 기억에 관여한다”며 “뇌에서의 인슐린 작용에 문제가 생기면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염현주 기자] yhj@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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