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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역대 최장 전망… 생명 위협하는 ‘이 질환’ 특히 주의해야
열대야 역대 최장 전망… 생명 위협하는 ‘이 질환’ 특히 주의해야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4.08.14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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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최고기온 35도…무더위 이어져
온열질환자 누적 2,300명, 사망자 21명
열대야 역대 최장 기록 전망…길어지는 열대야에 온열 질환자 27% 야간 발생
폭염에 감염병까지…전국에 잇단 경보, 심뇌혈관, 호흡기 환자도 증가
고령자·기저질환자 온열 질환에 특히 주의해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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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밤낮없이 강도 높은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탈진이나 열사병을 호소하는 온열 질환자가 연일 속출하고 있다. 올여름 환자는 2,300명에 육박하고, 가축도 70만여 마리가 폐사했다.

올해 5월 20일∼8월 11일 누적 온열질환자 수는 2,29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발생한 2, 139명을 넘어섰다. 이 기간 온열질환 사망자는 21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전국에는 폭염 특보가 내려지고, 일부 지역에서는 2주 이상을 넘기면서 폭염이 장기화하고 있다.

올여름은 열대야 일수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나 온열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지난달 열대야 일수가 1973년 이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8.8일로 지난해 7월 2.6일보다 6일 이상 늘어났고 평년과 비교해도 3배가 넘는다.

서울의 열대야는 23일째 이어지면서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밤사이 서울의 최저 기온은 28.2도, 25도를 웃돌며 긴 열대야 역대 3위에 올랐다. 이날 밤 2위(1994년 24일)와 동률을 기록한 뒤, 이번 주 중 1위(2018년 26일)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데이터 멘토링 프로그램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 평균 기온은 지난 100년간 섭씨 3.1도 증가했다. 최근 30년간 여름은 20일 길어지고, 겨울은 22일 짧아졌다.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 일수와 일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 일수도 매년 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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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기저질환자 온열 질환에 취약…온열 질환자 27% 야간에 발생

온열 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올해 온열 질환자 중 과반인 54.6%는 열탈진으로 응급실을 찾았고, 열사병(21.6%)과 열경련(13.5%)이 뒤를 이었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어지러움·근육경련·피로감·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열사병은 일사병과 비슷해 보이지만, 차이점이 있다.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으며, 체온 조절 중추가 정상 작동하지 않아 40도 이상의 고열과 의식 변화를 유발하며, 심한 경우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열사병 환자를 발견하면 최대한 빨리 체온을 낮춰야 한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쐬고, 옷을 벗기고 찬물로 온몸을 적시거나 얼음, 알코올 마사지를 해야 한다. 신속히 병원으로 후송하는 것이 중요하며, 의식이 없는 경우 물을 먹이지 말아야 한다. 물이 폐로 들어가 질식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층은 열 감지가 늦고, 탈수 반응에 둔감해 온열 질환에 취약하다. 폭염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과 같은 심뇌혈관질환이나 호흡기, 고혈압 등을 비롯해 대사질환과 인지기능 등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심장학회에 따르면, 기온이 32도 이상이면 뇌졸중은 평소보다 66%, 심근경색증을 일으키는 관상동맥질환의 사망 위험도 약 20% 높아진다. 더위로 땀 배출을 늘리기 위해 혈관을 확장하고, 혈액 순환율을 높이기 위해 심장박동이 빨라지기 때문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고온에 의한 탈수로 교감신경이 항진되고 산소 사용과 대사 증가 등이 잦은 맥박을 유도해 심혈관계 질환자가 고온에 노출될 경우 혈전증이나 허혈 증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 고온은 세포막이나 단백질 기능에도 영향을 줘 온몸 염증을 증가시켜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혈압 상승으로 인해 고혈압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고혈압 환자라도 여름엔 ‘기립성 저혈압’에 주의해야 한다. 여름에는 겨울보다 상대적으로 혈압이 낮아진다. 혈압이 내리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무더위에 노출되면 혈관이 확장하는데, 이때 자세에 변화를 주면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날 수 있다. 

열대야에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수면장애는 정신, 신체가 모두 질환에 취약해지는데, 암이나 당뇨병, 우울증, 심뇌혈관 등 기존에 앓고 있던 질환이 더욱 악화할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밤이 더우면 사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일 최저 기온이 열대야 기준인 25도보다 낮은 22도부터 사망자가 증가했다. 특히 뇌졸중 등 기저질환자는 낮보다 밤더위로 사망 위험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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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매개 감염병 발생 위험↑…피부암·감염병·호흡기 질환도 증가

여름철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 환기가 부족해 호흡기 감염병이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를 비롯해 호흡기 2급 감염병인 백일해 유행도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계속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8월 첫 주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861명이다. 7월 첫 주 91명과 비교하면 한 달 새 9배나 급증했다.

국내 백일해 환자는 지난 6월부터 전국적으로 증가해 지난달 1만 561명을 기록했고, 이달 들어 지난주까지 950명 확인됐다.

폭염 속 3급 감염병 말라리아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올해 신고된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총 387명이며 이달 들어 전국에서 36명의 감염자가 확인됐다. 질병청은 매개 모기에서 원충이 확인됨에 따라 지난 7일 전국에 경보를 발령했다. 일본뇌염과 뎅기열도 모기를 매개로 전파돼 모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게 중요하다.

폭염과 함께 높은 습도가 이어짐에 따라 식중독 등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 확산도 우려된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음식물이 쉽게 상하고 세균의 번식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수인성·식품 매개 감염병은 오염된 분변 및 사람 간 접촉으로 전파될 수 있다.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서 비브리오균이 활발하게 증식 중이다. 이 균은 해수 온도 섭씨 15도 이상이 되면 증식을 시작하여 20~37도의 온도에서는 3~4시간 만에 100만 배로 증가하는 특징을 보인다.

비브리오균에 속하는 세균에는 비브리오 콜레라균, 패혈증 비브리오균, 장염 비브리오균 등이 포함되며 균별로 서로 다른 질병을 일으킨다. 이 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생식하거나 상처 난 피부가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하면 비브리오 패혈증이 생겨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다.

비브리오 콜레라균에 의해 발생하는 콜레라(제1군 법정 전염병)는 급성 설사와 탈수의 증상을 보이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콜레라균은 분변이나 구토물로 오염된 음식과 물을 통해 감염되며, 날것이나 덜 익은 어패류가 감염원이 되기도 한다.

자외선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군 발암 물질로 규정할 정도로 피부 건강에 치명적이다. 여름철 강한 자외선은 노화를 촉진하고 피부질환을 유발한다. 피부 세포가 자외선 자극을 반복적으로 받으면, 각질 세포에 있는 유전자의 DNA가 변형돼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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