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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엔테라퓨틱스, ‘나노 약물 전달 시스템’으로 난치성 질환 치료 효과 극대화
[인터뷰] 엔테라퓨틱스, ‘나노 약물 전달 시스템’으로 난치성 질환 치료 효과 극대화
  • 신서경 기자
  • 승인 2024.08.12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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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실’, 피부에 바르는 약물 전달체로 통증 유발 없어
‘나노실’, 부작용 높은 항암제, 항바이러스제 등의 치료 효과 향상
무독성 생체 적합형 소재 ‘실리콘’ 이용∙∙∙진단 물질로도 활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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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테라퓨틱스 강재승 대표(사진=엔테라퓨틱스)

[바이오타임즈] 약물 전달 시스템 시장이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약물 전달 시스템은 약물의 체내 도입을 가능하게 하고 방출 속도, 시간, 위치 등을 조절해 약효와 안전성을 높이는 장치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업 포춘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는 세계 약물 전달 시스템의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427억 1,000만 달러(약 58조 5,758억 원)에서 2032년 약 963억 4,000만 달러(약 132조 1,302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엔테라퓨틱스는 독자적인 나노(Nano) 기술, 특히 실리콘 입자를 활용한 나노 기술을 바탕으로 질병 부위 표적화를 위한 약물 전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뇌종양, 췌장암과 같이 치료가 어려운 종양과 건선을 포함한 만성 염증성 질환 등 난치성 질환에 적용하기 위해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힘쓰고 있다. 사명은 나노 기술(Nano Technology)과 치료법(Therapeutics)의 합성어로 ‘나노 약물 전달 시스템으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뜻이 담겨있다.

강재승 대표는 혁신적이고 안전한 나노 기술을 토대로 한 새로운 제형의 표적 약물 전달 시스템이 질병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강재승 대표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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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피 약물 전달체 ‘바이오실’(사진=엔테라퓨틱스)

◇ 기존 의약품의 효능 극대화, 부작용은 최소화

엔테라퓨틱스는 질병 연구 관련 교수진과 나노 기술 전문가를 중심으로 2019년 설립됐다. 강재승 대표는 서울대 의과대학 해부학 및 세포생물학교실 주임 교수로 재직 중이다. 30년간 해부학 및 면역학 관련 연구를 진행하면서 약 150건의 관련 연구 논문과 특허 성과를 이룬 바 있다.

엔테라퓨틱스를 설립한 이후에는 대학 연구실과 회사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현재 강 대표는 서울의대 내에 위치한 기업부설연구소에서 나노 입자 기반 치료제의 연구 개발과 이에 관한 지식재산(IP) 확보에 힘쓰고 있다.

강 대표는 “엔테라퓨틱스는 실리콘 소재를 이용한 약물 전달 플랫폼 기술을 치료제로 적용하기 위해 항암제, 항염제를 비롯한 다양한 적용 약물을 탐색하고 파이프라인을 구축해왔다”며 “효능이 미미하거나 효능 대비 부작용이 있어 인체에 사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던 약물을 대상으로, 기존 효능을 증대시키고 부작용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약물이 가진 새로운 효능을 확인하는 ‘약물 재창출’(Drug Repositioning)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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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피 약물 전달체 ‘바이오실’(사진=엔테라퓨틱스)

엔테라퓨틱스는 무독성 생체 적합형 소재인 실리콘을 이용한 약물 전달 플랫폼을 제공한다. 크게 경피 전달용 실리콘 나노 중합체인 ‘바이오실’(BioSil)과 다공성 실리콘 나노 입자인 ‘나노실’(NanoSil)로 구성돼 있다. 현재 해당 기술에 대한 원천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항암제, 항바이러스제, 항염제를 적용한 다양한 치료제 조성물의 특허를 다수 출원했다.

바이오실은 플랫폼 기술 중 경피 약물 전달체로, 높은 열적 안정성을 가진다. 소수성 약물 탑재율이 높고 약물이 효율적으로 피부 장벽을 통과하게 하는 특징이 있다. 이를 통해 국소적 통증 질환이나 피부 염증성 질환 치료를 위한 경피 전달 외용제를 개발할 수 있다. 

바이오실은 바르는 약물 전달체로 주사제처럼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전문 인력이나 이온 영동, 초음파와 같은 추가 장비도 필요하지 않다. 이는 사용자의 편의성을 크게 증가시켜 보다 효과적인 치료제 역할을 수행한다. 피부 직접 약물 도포로 질환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건선, 아토피 등 염증성 피부 질환 환자가 바이오실의 주 이용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엔테라퓨틱스는 항염증성 물질을 탑재한 건선 치료 용도의 조성물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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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공성 실리콘 나노 입자 ‘나노실’(사진=엔테라퓨틱스)

나노실은 높은 기공률과 넓은 표면적을 가진 다공성 실리콘 나노 입자다. 나노실은 특히 뇌장벽(Blood Brain Barrier, BBB) 투과성이 높은 나노 입자라는 특징을 가졌다. 약물을 높은 효율로 탑재하고 표면 개질을 통해 특정 질환을 표적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에 생체 이용률이 낮거나 부작용이 높은 항암제, 항바이러스제 등의 치료 효과를 높이고 약물 독성으로 인한 비특이적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강 대표는 “기존에 뇌종양 치료를 목적으로 사용되는 항암제를 나노실에 탑재해 뇌종양 동물 모델에 적용한 결과, 기존 치료제보다 높은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 결과는 현재 세계적인 학술지의 심사를 거쳐 게재 직전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동물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봤을 때 뇌종양, 췌장암과 같이 치료가 어려운 암환자 군이 나노실의 주 이용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치매 치료제에 적용하면 ‘뇌조직으로의 낮은 약물 전단 효율’이라는 기존의 치매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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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BIX) 2022'에 참여했다(사진=엔테라퓨틱스)

◇ “무궁무진한 종류의 치료제 개발 가능”∙∙∙앞으로의 계획은?

엔테라퓨틱스는 설립 이후 주요 벤처캐피탈(VC)로부터 4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시리즈B 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엔테라퓨틱스는 향후 혁신적인 피부 약물 전달 플랫폼을 기반으로 피부 미용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자 한다. 유효 성분을 피부 깊숙이 안전하게 전달해 기존 화장품이 해결하지 못했던 한계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또 보유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뇌종양, 췌장암, 알츠하이머, 아토피, 건선 등의 치료제는 2027년까지 임상 3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재 여러 대형 제약사와 공동 연구를 제안하고 있다. 

강 대표는 “엔테라퓨틱스는 실리콘 나노 입자의 합성 기술을 보유한 국내 유일 기업으로, 글로벌 약물 전달 시스템 시장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무독성의 고효율 약물 전달 시스템을 제공한다”며 “나아가 실리콘 소재 나노 입자의 물리적 특성을 이용해 치료제를 넘어 진단 물질로도 활용할 수 있는 기술력을 지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엔테라퓨틱스의 약물 전달 시스템을 효과가 입증된 약에 접목해 고효율의 치료제를 제작할 수 있고, 2가지 이상 약물 복합제제를 탑재할 수도 있다”며 “제약회사의 약물과 접목한다면 무궁무진한 종류의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타임즈=신서경 기자] ssk@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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