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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높아지는 피부암 발생 위험, 진단·치료제 개발 현황은?
갈수록 높아지는 피부암 발생 위험, 진단·치료제 개발 현황은?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4.08.12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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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암의 약 80%는 자외선에 의해 발견
여름철 발생 위험 높아… 오존층 파괴로 자외선 노출 증가
예방과 조기 발견 중요…‘ABCDE 규칙’으로 자가 진단 권장돼
치명률 높은 흑색종 특히 주의해야… 둑일 바이오테크 등 면역항암제 개발 집중
라이프시맨틱스, 피부암 의료AI SW, 식약처 품목 허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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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타임즈] 8월 뜨거운 햇볕에 피부암 발병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외선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군 발암 물질로 규정할 정도로 피부 건강에 치명적이다. 노화를 촉진하고 피부질환을 유발한다. 피부 세포가 자외선 자극을 반복적으로 받으면, 각질 세포에 있는 유전자의 DNA가 변형돼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피부암은 피부는 물론 근육, 연골, 뼈 등까지 침범하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피부암을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자외선은 태양 광선의 일부로 파장에 따라 UVA, UVB, UVC로 나뉜다. UVA는 가장 긴 파장을 가지며 피부 깊숙이 침투해 피부 노화를 발생시킨다. UVB는 피부 표면에 주로 영향을 미치고, 화상과 피부암의 주요 원인이 된다. UVC는 지구 대기에 의해 대부분 차단되지만, 인공적인 발생도 없지 않다.

기상학적으로는 자외선 지수 7 이상인 상황에서 30분 이상 노출될 경우 피부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연중 평균 자외선 지수가 가장 높은 달은 7월(8.1). 8월(8.0), 6월(7.5) 순이다.

최근에는 기후 위기에 따라 피부 건강 위험도가 더욱 높아졌다. 오존층이 얇아지면 자외선 노출이 증가하게 되는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존의 농도 1% 감소에 따라 자외선량은 약 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피부암 발생은 3~4% 발병 위험도가 높아진다.

피부암은 태양 복사 에너지가 집중되는 적도 주변 국가에서 발병률이 높으며,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멜라닌 색소가 황인종에 비해 적은 백인종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피부암 환자 수도 지속해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9~2023년 최근 5년간 악성 신생물 진료 현황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환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암은 전립선암(39.6%)이었으며 2위는 피부암(36.9%)이었다. 2016년 1만 9,236명이었던 피부암 환자 수는 2021년 2만 9,459명, 2022년 3만 1,000명으로 지속해 늘고 있다.

◇피부암 조기 진단 중요해…‘ABCDE 규칙’으로 자가 진단 권장돼

전문가들은 자외선 노출을 피할 수는 없지만 최소화할 수는 있다고 말한다. 자외선이 강한 오전 10시~오후 4시 사이는 자외선 차단을 철저히 하고 야외 활동을 줄여야 한다. 양산, 모자 등을 생활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외출 시엔 자외선을 막기 위해 선크림 사용이 권장된다. 파장이 긴 자외선A는 흐린 날에도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구름이 낀 날에도 꼭 발라야 한다.

무엇보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예방과 초기 발견이 중요하다. 피부암은 육안으로 변화를 인지할 수 있다. 따라서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환자 스스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반적인 점과 피부암의 차이는 ‘ABCDE 법칙’을 통해 구별해볼 수 있다.(사진=미국암학회)
일반적인 점과 피부암의 차이는 ‘ABCDE 법칙’을 통해 구별해볼 수 있다(사진=미국암학회)

피부암 초기에는 점, 검버섯, 궤양과 구분하기 쉽지 않다. 비대칭성(Asymmetry), 불규칙한 경계(Border), 다양한 색(Color), 지름(Diameter), 병변의 변화(Evolving) 등을 적용하는 ‘ABCDE 규칙’에 의해 피부암 자가 진단이 가능하다.

피부암 병변은 가운데를 반으로 나누었을 때 한쪽과 다른 한쪽이 비대칭이고, 원이나 타원형을 띠고 경계가 뚜렷한 일반적인 점과 달리 경계가 고르지 않고 일그러져 있거나 모호할 경우가 많다. 또한 색이 일정하지 않고 점이 6mm보다 길다면 피부암 병변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질환이 진행되며 크기, 모양, 색이 변하는 경우가 많다.

◇치명률 높은 흑색종 특히 주의해야

피부암은 크게 기저세포암, 편평상피암, 악성흑색종으로 구분된다. 기저세포암은 가장 흔하게 발생하지만, 성장 속도가 느려 다른 부위로 암이 전이될 가능성이 낮다. 편평상피암은 내부 장기로 전이할 수 있지만 조기 발견 시 치명률을 낮출 수 있다.

가장 치명적인 피부암은 악성흑색종이다. 내장이나 중추신경계통에 전이를 일으켜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국내 피부암 5년 생존율은 기저세포암 약 100%, 편평세포암 약 90%이지만, 악성흑색종의 경우 생존율이 약 65%로 낮은 수준이다.

세계 암 연구 기금(WCRF)에 따르면, 흑색종은 2022년 약 33만 명의 새 환자가 발생해 암 종류별로는 17번째로 많이 걸리는 암이다.

흑색종은 여러 색이 혼합된 점이 나타나거나 점 크기의 확대, 그밖에 점 부위의 간지러움이나 피가 나는 증상이 생기면 증상 발현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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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흑색종의 가장 흔한 징후는 새로운 점이 생기거나 기존에 있던 점이 변색했을 때다. 성별에 따라서 악성흑색종이 발현하는 부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데, 여성의 가장 흔한 특정 위치는 다리이며 남성은 등이나 몸통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인의 경우 자외선 노출과 관련성이 낮은 손과 발가락, 손바닥, 발바닥 등에 잘 생긴다. 구체적으로는 손발바닥에 검은 점이나 손발톱에 검은 세로줄이 생긴 경우 등 증상이 나타난다.

흑색종을 포함한 피부암의 기본적인 치료 방법은 암 조직을 잘라내는 절제 수술이며, 이밖에 방사선 치료, 항암 화학 요법, 표적 치료, 면역요법, 모즈미세도식술, 냉동 치료, 광역동 치료 등 여러 방법을 사용하는데, 편평세포암과 기저세포암과 비교해 흑색종의 치료 결과가 훨씬 좋지 않다. 그 때문에 조기 진단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피부암 진단·치료 연구 결과 현황은?

라이프시맨틱스는 피부암 영상 검출·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캐노피엠디 SCAI'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캐노피엠디 SCAI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피부암 의심 환자의 병변을 촬영해 피부암 여부를 감별하는 의료 AI 솔루션이다. 합성곱 신경망(CNN·심층인공신경망의 하나로 이미지 인식·분류와 비디오 분석 등 시각적 데이터 처리에 사용되는 딥러닝 모델) 계열의 이미지 처리 기술을 활용해 악성·양성 종양을 세부적으로 분류한다.

기저세포암과 편평상피세포암, 악성흑색종 등 가장 높은 발병률을 보이는 암에 관한 학습 데이터가 구축되어 있어 의료진의 진단을 보조해 피부암의 조기 발견과 예방을 돕는다. 

고가의 장비 없이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활용해 의료 AI 기술에 대한 1차 의료기관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환자 순응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AI를 활용한 빠르고 정밀한 데이터 분석으로 사회적 비용 감소는 물론이고 치료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장점도 있다. 

피부암에 효과적인 약물의 개발도 활발하다. 특히 흑색종에서 면역항암제의 개발로 현저한 치료성과를 거두고 있다.

독일 바이오앤테크는 mRNA 기술을 활용한 악성 피부암인 흑색종 치료용 암 백신 'BNT111' 임상 2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톱라인 결과를 얻었다고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BNT111은 흑색종 관련 네 개 항원(NY-ESO-1, MAGE-A3, 티로시나아제, TPTE)에 대한 면역 T세포 반응을 높여주는 암 백신이다. 흑색종 환자의 90% 이상이 이들 항원 중 하나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더나도 머크(MSD)와 함께 흑색종, 비소세포 폐암 환자에게 암 백신과 PD-1 계열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를 함께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3상 단계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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