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모기 매개 감염병은 중증 발생 위험 높아
광견병 치사율 100%로 동남아 지역 여행 시 주의해야
[바이오타임즈]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해외 여행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주말 휴가 기간을 맞아 해외 여행자 수가 출국과 입국을 합해 하루 평균 21만 3,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는 잠재된 위험을 파악하고 이를 피해 사고와 질병을 예방해야 한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유행하면서, 출국 전 목적지에 따른 질병과 예방법을 숙지하는 게 더욱 중요해졌다. 주요 감염병 정보와 예방 수칙 및 감염 시 대처요령에 대해서 살펴봤다.
◇감염병 발생 위험↑…여행 국가별 감염병 노출에 대한 철저한 준비 요구돼
여행과 관련된 건강 위험 요인은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기존 병력과 복용 중인 약물, 각종 알레르기, 화학적 예방 요법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며, 임신 등의 특수한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당뇨병, 만성 폐쇄성 폐질환, 허혈성 심장질환 등 만성 질환을 가진 여행자는 사전에 전문가 조언을 얻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감염병 발생이 빈번해 여행 국가별 감염병 노출에 대한 더욱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해외여행 시 주의해야 할 주요 감염병에는 음식 섭취에 의한 수인성 감염병(여행성 설사, 콜레라,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A형 간염)과 모기 매개 감염병(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감염, 말라리아), 인수공통감염병인 공수병 등이 있다.
말라리아, 뎅기열, 공수병 등은 아직 개발된 치료 백신이 없어 출국 전 미리 예방 백신 정보를 숙지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해외 말라리아·뎅기열 중증 위험 커…치료제 없어 각별한 주의 요구돼
기후변화에 따른 모기 서식지가 확대되면서 동남아 등에서 모기 매개 감염병 위험이 커지고 있다.
주요 여행지인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 말라리아 환자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이와 함께 뎅기열과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등 모기 매개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삼일열 말라리아의 사망률은 0.1% 미만이지만, 해외에서 감염된 열대열 말라리아는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심각한 합병증인 비장 파열을 비롯한 중추신경계 이상에 의한 기억상실, 경련, 정신 분열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치사율도 높아 사망률이 10% 이상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갑작스러운 고열, 오한, 두통, 식욕부진 등이 나타난다면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초기에는 고열, 오한, 무기력증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48시간 또는 72시간 주기로 발생하고, 이후 두통이나 구역, 설사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열대숲모기를 매개로 한 바이러스성 질환인 뎅기열은 전 세계에서 매년 1억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한다.
최근엔 환자 수가 더 늘고 있는데 한국인이 많이 찾는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과거에 뎅기열을 앓은 이후 재감염된 사람은 출혈, 쇼크 등 증상의 중증도가 매우 높아지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뎅기열에 감염이 되면 발열이 3~5일간 지속되고 심한 근육통, 두통, 관절통, 식욕부진 등이 생긴다.
초기엔 신체 전반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데 얼굴, 목 및 가슴 부위에 좁쌀 모양의 발진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다가 3~4일째가 되면 몸통, 팔다리 등으로 퍼지게 된다.
뎅기열에 의해 쇼크가 생기면 장에서 출혈이 생겨 혈변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 경우 병의 경과 및 치료 결과가 좋지 않아 사망할 확률이 40~50%에 달하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받으면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
말라리아와 뎅기열은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의료계는 해당 감염병 예방약은 위험지역 방문 1~2주 전부터 복귀 후 1주일까지 매일 복용해야 한다고 권장한다.
모기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야간(밤 10시~새벽 4시)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 밝은색 긴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모기 기피제나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 외 모기 매개 감염병으로 지카 바이러스가 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은 바이러스를 지닌 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에게 물려 감염되는 질병이다.
아프리카의 우간다에서 처음 발생된 지카 바이러스는 현재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중남미 지역까지 퍼져 있다. 주요 증상은 발진이며 관절통과 관절염, 근육통, 비화농성 결막염, 결막충혈을 동반하기도 한다.
◇덥고 습한 지역 방문 시에는 수인성 감염병 장티푸스 선제 대응해야
세계 곳곳에서 수해 피해가 발생하면서, 물로 전염되는 수인성 감염병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장티푸스는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섭취할 경우 발병하는 대표적인 수인성 질환이다.감염되면 1∼2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40도 안팎의 고열과 두통, 설사 증세가 나타난다.
머리와 팔다리 관절이 쑤시는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데 심하면 장 출혈, 뇌수막염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발생 원인의 70∼80%는 오염된 물을 통한 전염이다. 병이 심해지면 몸에 열꽃이 생기고 피가 섞인 변이 나온다. 그러나 장티푸스 환자라고 모두 설사를 하는 것은 아니며 변비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도 있다.
◇광견병, 증상 발현하면 치사율 100%
최근 베트남에서 고양이에 손을 물린 3세 아이가 광견병에 걸려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광견병은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발병 시 뇌염, 신경 이상 등 증상을 일으켜 대부분 사망하게 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사람이 광견병에 걸리면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기고 물을 무서워해 공수병이라고도 부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주로 떠돌이 개, 너구리, 오소리, 여우 등 야생동물에게 물렸을 감염되며, 특히 99% 이상이 광견병에 걸린 개로부터 감염된다
국내에서는 2005년 이후 공수병 환자 발생은 없으며, 동물에서도 2014년 이후 광견병 환축 보고는 없지만, 해외에서는 아직도 발생이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광견병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증상이 나타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여러 가지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잠복기가 일주일에서 1년 이상으로 다양하지만 평균적으로는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1~2개월이 지나면 발병한다.
초기에는 다른 질환과 구분이 잘 되지 않는 일반적 증상인 발열, 두통, 무기력, 식욕 저하, 구역, 구토, 마른 기침 등이 1~4일 동안 나타난다. 이 시기에 물린 부위에 저린 느낌이 들거나 저절로 씰룩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면 광견병을 의심할 수 있다.
이 시기가 지나면 흥분, 불안이나 우울 증상이 나타나고, 음식이나 물을 보기만 해도 근육, 특히 목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고 침을 많이 흘리며(공수: 물을 두려워함), 얼굴에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목 부위에 경련이 발생하기도 한다.
환자의 80%가 물을 두려워하거나 안절부절못하는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병이 진행되면서 경련, 마비, 혼수상태에 이르게 되고 호흡근마비로 사망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말라리아, 뎅기열, 광견병 등은 치료 백신이 없어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광견병 치사율은 100%에 가까워 사전에 예방 접종을 하거나 광견병 위험 동물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