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여부 및 주가 유지에도 관심↑… 하반기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 전망
디앤디파마텍·아이엠비디엑스·라메디텍 등 주가 상승세
엑셀세라퓨틱스, 하스 등 이달 코스닥 입성으로 ‘주목’
[바이오타임즈] 최근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한 바이오기업들이 잇따르면서 IPO(기업공개)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기업의 상장 여부와 더불어 상장 이후의 기업가치 유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린다. 최근 수년간 IPO로 막대한 자금을 투자받은 바이오 기업 대부분은 사실상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한 까닭이다.
올해 들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엑셀세라퓨틱스(7월 15일), 하스(7월 3일), 씨어스테크놀로지(6월 19일), 라메디텍(6월 17일), 디앤디파마텍(5월 2일), 아이엠비디엑스(4월 3일), 오상헬스케어(3월 13일) 등이다.
신규 상장 기업 7곳 중 상장 이후 공모가를 웃도는 주가를 유지 중인 기업은 디앤디파마텍과 아이엠비디엑스, 라메디텍 등으로 추려진다. 50%에 채 미치지 못하는 상황으로, 청약 열기가 기업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결돼 최소 수개월은 높은 주가가 유지되던 예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상장 과정에서 대다수 기업의 기업가치가 과대 평가됐다는 지적과 함께 하반기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꾸준한 매출 성장세 이어온 기업의 IPO 도전으로 하반기 바이오·헬스케어 투자 시장에 투심이 살아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 엑셀세라퓨틱스, 하스 등 하반기 코스닥 상장 개막 알려
하반기 첫 달인 7월, 가장 먼저 상장을 알린 기업은 엑셀세라퓨틱스, 하스 등이다. 엑셀세라퓨틱스는 15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지난달 24일부터 5일간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23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희망 범위(6,200원~7,700원)를 초과한 1만 원으로 확정했다. 이달 3~4일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는 517.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 증거금으로만 약 1조 600억 원이 몰렸다.
엑셀세라퓨틱스는 세포치료제로 대표되는 첨단 바이오의약품 핵심 소재인 세포배양배지 개발 및 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다. 세포배양배지는 CGT 등 바이오의약품 제조와 생산에 필요한 ‘세포’를 만들고 키우는 데 필요한 주요 소재다.
회사는 유럽 내 제약바이오 시장 톱5에 속하는 프랑스와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 시장 점유율을 본격 확대하고, 싱가포르를 동남아시아 시장 선점의 교두보로 삼아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3일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하스는 6월 24~25일 양일간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실시해 2,1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은 7조 6,97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앞서 13일부터 5일간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국내외 2,140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946대 1을 기록했으며, 최종 공모가를 공모 희망 밴드 상단 초과인 1만 6,000원으로 확정한 바 있다.
하스는 치아용 보철수복 소재 전문기업으로, 자체 개발한 치과용 보철 소재 등을 70여 개국의 133개 전문 유통사에 공급 중이다. 보철수복은 치아 손상 시 인공 치아로 기능을 회복시키는 소재다.
상장 이후 하스는 글로벌 시장 확대와 신규 사업 진출, 생산 역량 확대를 통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모 자금은 제3공장 확장과 연구개발을 위해 활용할 계획이다.
◇ TPD·액체생검·오노가이드·마이크로바이옴 등 원천기술 앞세워 코스닥 도전 나서
현재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오름테라퓨틱스, 진캐스트, 로킷헬스케어,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에이치이엠파마, 아이빔테크놀로지 등이다.
해당 기업들은 TPD·액체생검·오노가이드·마이크로바이옴 등 미래 유망기술로 평가되는 다양한 원천기술을 보유해 하반기 IPO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오름테라퓨틱은 최근 미국 제약사 '버텍스 파마슈티컬'과 이중 정밀 표적 단백질 분해(TPD) 기술에 대한 1조 원 이상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성과는 지난해 말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와의 기술이전을 체결한 것에 이은 두 번째 성과다. 오름테라퓨틱은 BMS에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ORM-6151'을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맺었다. 당시 계약 규모는 계약금에 이어 추후 받게 되는 추가 마일스톤까지 총 1억 8,000만 달러(약 2,489억 원) 규모다.
오름테라퓨틱이 글로벌 빅파마로부터 주목을 받은 배경은 표적 단백질 분해제(TPD)를 접목한 '분해제-항체접합체'(DAC)에 있다.
DAC는 항체와 TPD를 결합해 암세포를 전달하면서 종양세포 사멸을 유발한다. TPD는 저분자 물질을 이용해 세포 내 분해 시스템을 활용해 질병과 관련 있는 단백질을 제거하는 원리로, 약으로 만들 수 없는 단백질에도 결합할 수 있어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상용화된 TPD 신약이 전무한 만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분야다.
지난해 오름테라퓨틱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354억 원, 영업이익은 956억 원이다. 이미 1,0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린 신약 개발 바이오 기업인 만큼 공모 시장에서 받는 기대가 크다.
액체 생체검사 암 진단 기업인 진캐스트는 선별적 유전자 증폭 시스템(ADPS)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ADPS를 활용하면 혈액 한 방울로 암유전자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현재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약 50% 빈도로 발견되는 암유전자인 EGFR 변이 진단키트와 흑색종·갑상선암에서 30~50% 빈도로 발견되는 암유전자 BRAF 변이 진단키트가 주요 진단용 제품이다.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 문샷(Cancer Moonshot에 참여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로킷헬스케어는 인공지능(AI), 원격의료 기술을 통합한 AI 초개인화 장기 재생 플랫폼을 개발·상용화했다.
환자 자가세포를 이용해 피부조직과 비슷한 환부 패치를 출력하는 바이오프린터 '닥터인비보'는 회사의 핵심 제품이다. 대표적 당뇨 합병증인 당뇨발로 훼손된 피부를 메울 수 있는 패치로 환부를 재생하는 방식이다. 프린팅을 위한 디자인에는 AI를 접목해 높은 정확도를 구현했다.
닥터인비보를 비롯한 당뇨발 재생치료 키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료기기 등록을 마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로킷헬스케어는 대규모 수출계약과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며 지난해 100억 원대 매출을 달성하는 등 코스닥 입성을 자신하고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줄기세포를 3차원 배양해 인체 장기를 재현하는 플랫폼인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난치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전문 신약개발 기업이다.
'초격차 기술특례제도'로 코스닥시장 상장을 신청한 첫 사례다. 초격차 기술특례제도는 국가적으로 육성이 필요한 기술 분야의 성장 잠재력을 검증받은 기업에만 상장 신청이 가능한 제도를 말한다. 지난 4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인정받았다.
에이치이엠파마는 마이크로바이옴 환경을 시뮬레이션하는 PMAS 원천기술을 상용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헬스케어 사업을 하면서 매출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PMAS 기술을 이용해 신약 개발 분야까지 뛰어들면서 성장동력을 확장했다.
글로벌 연구개발(R&D) 역량과 함께 마이크로바이옴 검증 상용화 기술을 기반으로 특허 33건 등록과 75건 출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관련 SCI급 논문 27건을 게재하는 등 연구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이빔테크놀로지도 상장이 기대되는 기업 중 하나다. 아이빔테크놀로지의 핵심 제품은 생체 현미경으로 세계 최초로 '일체형'(All-in-one) 생체현미경을 상용화에 성공했다.
올인원 생체현미경은 생체 내부 미세 구조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레이저광학 현미경 장비로 자기공명영상(MRI)보다 100배 높은 해상도로 체내 세포·단백질·약물의 움직임을 촬영할 수 있어 병원 및 신약 개발 현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신약 동물실험을 할 때 실험체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약물의 작용 메커니즘을 측정할 수 있어, 동물 부검이 필요 없고 실험 효율을 대폭 높일 수 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