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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나스닥 상장 노리는 K-바이오, 이유는?
美 나스닥 상장 노리는 K-바이오, 이유는?
  • 김가람 기자
  • 승인 2024.07.22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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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씨셀 美 관계사 아티바, 나스닥 상장
셀트리온홀딩스, 나스닥 상장 계획
기업 가치·투자 유치 규모 극대화
위험 요소에 대한 판단 전제돼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바이오타임즈] 국내 바이오기업이 미국 증시에 속속 도전하고 있다. 활력이 떨어진 한국 증시 대신 미국 증시를 택하는 분위기다.

◇ 바이오기업 나스닥 상장 도전 사례 늘어…아티바·셀트리온홀딩스 등 기대감↑

지난해 10월 나스닥에 상장한 엔케이맥스의 미국 자회사 엔케이젠바이오텍는 국내 코스닥 상장 기업이 미국 자회사를 설립하고, 직접 투자해 나스닥 상장까지 이룬 첫 사례다.

당시 엔케이젠바이오텍은 상장을 통해 대규모 투자금을 조달했다. 엔케이젠 바이오텍은 총 5, 200만 달러(약 700억 원)의 투자금을 모집했으며, 엔케이맥스 또한 국내에서 1,000만 달러(약 130억 원)를 직접 투자한 바 있다.

이외에도 동아에스티는 지난 2022년 나스닥 상장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했고, 한독 관계사인 미국 바이오벤처 레졸루트는 2020년 11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시장은 나스닥 상장 다음 타자로 올해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아티바), 셀트리온홀딩스 등의 상장을 예상했다. 특히 최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아티바의 상장 여부에 주목했다.

아티바는 2021년 SEC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가 자진 철회한 바 있으나, 올해 미국 증시 도전을 재개했다.

지난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아티바는 지난 19일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올해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열한 번째 미국 바이오기업이 됐다. 이번 IPO에서 아티바는 1,392만 주를 주당 12달러에 매각해 연구개발(R&D) 비용 1억 6,700만 달러(약 2,324억 원)를 확보했다.

한편, 아티바는 녹십자홀딩스와 지씨셀이 2019년 미국 샌디에이고에 설립한 세포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이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녹십자홀딩스가 19.1%, 지씨셀이 8.3%를 보유하고 있다.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방식의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NK세포 치료제를 개발에 매진하는 아티바는 현재 루푸스 신염 치료제 'AlloNK'(AB-101) 등을 개발 중이다.

AB-101은 동결 보존한 제대혈에서 유래한 NK세포 치료제로, 지난 2월 루푸스 신염 치료제 병용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올해 4월 임상 1상에서 첫 번째 환자에게 투여하는 등 역대 미국 임상 중 처음으로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한 ‘동종 이종성 기성형 NK세포 치료제’를 투여하는 시험으로 주목받았다.

최근 셀트리온홀딩스도 나스닥 상장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 초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 셀트리온홀딩스를 나스닥에 상장시킬 계획”이라며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 일부를 활용해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 출자에 사용할 것이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말부터 그룹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한 이후 셀트리온제약을 흡수 합병하는 기업 대통합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통합을 달성한 뒤 서 회장은 지주사를 미국 증시에 상장시켜 투자사로 확립시킨 뒤 그룹 미래를 책임질 대규모 R&D에 자금을 투입할 방침이다.

암 체외진단 전문기업 큐브바이오는 연내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내년 1분기 내 나스닥 상장을 목표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나스닥 상장을 추진해 온 회사는 올해 1월 글로벌펀드 LLC를 자문사로 지정한 후 나스닥 스팩 상장 협약을 맺었고, 지난 3일에는 합병을 위한 텀시트를 체결했다.

초기 기업 가치는 약 6억 2,000만 달러(약 8,500억 원) 규모이며,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 ”미국 나스닥 상장은 도전 가치 있지만 리스크도 커”

국내 바이오기업이 미국 상장을 추진하는 주된 이유로는 대외적 인지도를 높이고, 투자 유치나 사업 확대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점이 꼽힌다.

미국 시장은 전 세계 시장에서 42%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바이오 시장인 만큼, 나스닥의 기업 주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밸류에이션을 갖고 있다. 12개월 선행 PER을 보면 미국 시장은 평균 20.6배다. 유럽의 12.8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12.6배보다 높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는 사례가 늘면서 현지 시장에서의 네임벨류를 높이고, 전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시장에서 상장으로 보다 큰 자금 확보를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나스닥 상장 도전이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장벽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나스닥은 국내 상장보다 훨씬 유연한 상장요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이나 수익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도, 미래 성장성이 높은 점수를 받거나 능력 있는 주관사를 만나면 오히려 상장이 쉬울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반면, 국내의 코스닥 시장은 변동성이 심하고 3년 새 IPO 일정이 지연되는 등 상장에 대한 규제 강화로 심사 문턱이 높아 상장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좀처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시장 저평가 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도 무시할 수 없다.

국내 바이오 기업 다수가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점은 한국 내수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공만 한다면 K-바이오의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는 들어가는 것보다 살아남는 게 더 어려운 시장”이라고 지적한다. 상장 자체가 국내보다 난이도가 낮을 수 있지만 준비 비용에 대한 부담과 함께 퇴출에 대한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통상 미국 주식 거래소 상장 유지 기준은 최근 30거래일 동안 주가 1달러 이상이고 기업가치가 5,000만 달러 이상이어야 한다. 또한 한국과 미국의 회계기준이 다르고 공시 기준이 까다롭다 보니 인력과 비용이 배로 들 수밖에 없다.

지난 11일 열린 바이오 분야 국제 전시·컨벤션 행사인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4(BIX 2024)에서 ‘글로벌 IPO 시장 트렌드와 기회’를 주제로 IPO 전략을 공유한 정승원 삼일회계법인(PwC) 파트너는 “각 국가의 IPO 현황을 잘 파악해야 한다”면서 미국 상장 시 장단점을 언급했다.

미국에서의 상장 시 장점으로 ▲세계 최대 규모와 유동성으로 주주들의 가치 증대 효과에 따른 추가적인 자금조달 유리 ▲전반적인 기업 가치 수준의 상승 ▲기업 투명성 및 인지도 증가 ▲미국·글로벌 제품 홍보 효과 제고 ▲회계 제도의 선진화 달성 등이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높은 상장 및 유지비용 ▲투자자 집단소송 리스크 노출 및 대주주 의결권 희석 가능성 ▲높은 수준의 준법감시 부담 등은 충분히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증시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 대부분이 현지 시장을 주요 전략지로 두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자금 조달이 유리하다는 이점을 갖게 되고, 미국 상장사 타이틀을 얻게 되면 추후 FDA 승인과 글로벌 영업 활동이 수월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미국 자본시장 상장은 국내에 비해 비용적 부담이 높고, 한국 기업이 대대적인 투자를 받기 쉽지 않다는 단점도 존재하므로 여러 요소를 반영한 신중한 판단이 전제돼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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