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속속 상장 추진
디앤디파마텍·오상헬스케어·피노바이오·온코닉테라퓨티스 등 기대
업계, 고금리 기조 등 아직은 어려운 상황... 미국 바이오헬스 기업의 나스닥 흥행 성공이 국내에도 긍정적 영향 미칠 것이란 의견도
[바이오타임즈] 제약·바이오기업이 연초부터 기업공개(IPO) 랠리를 알렸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20여 개 기업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이를 두고 상반된 반응이 나와 주목된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 도전한 기업의 성공 사례가 잇따르면서 국내 IPO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침체기를 벗어날 것이란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 경계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여전히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적지 않은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어서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3년 글로벌 및 국내 바이오산업 투자 동향’ 보고서에서 “2024년 미국과 한국 선거로 정치적 변수를 비롯해 금리 문제, 부동산 위기 등 금융환경 변수들이 산적해 있어 바이오산업 투자 불황이 지속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벤처캐피털(VC) 업계는 제약·바이오 분야 투자가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전반적인 IPO 시장 환경에 대해서는 아직 불안감이 큰 상황으로 분석한다. 일부 종목에 대한 과도한 관심으로 나타난 고평가 논란과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의 급격한 변화 등에 따른 우려 탓이다.
증권계 일각에서는 미국 바이오헬스 기업의 상장 흥행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훈풍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바이오헬스 강국이자 최대 시장인 미국의 동향은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주고, 투자 지표로도 사용되므로, 국내 바이오헬스 기업 상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되며, 제약·바이오 분야가 투자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예측이다.
◇ 올해 첫 나스닥 상장 신약 개발사의 연이은 '흥행'... CG온콜로지·어라이번트 공모가 상회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 CG온콜로지와 어라이번트 바이오파마가 연이어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특히 두 기업 모두 신약 개발 기업으로, 미국의 기준 금리 하락이 크게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흥행 속에 상장을 거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신약 개발사는 신약후보 물질 발굴 및 임상시험 등 성과에 도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돼 고금리 상황에서는 VC가 기피하는 투자처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업계는 제약·바이오 투자심리 위축 및 데이터에 의한 신약후보 물질 검증 등 투자 진입장벽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들 기업의 IPO 성공 사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CG온콜로지의 방광암 치료물질은 두 건의 3상 연구가 진행 중이며, 어라이번트 바이오파마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는 현재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후기 단계 연구에 진입한 상황이다.
비뇨기계 항암신약 개발 기업인 CG온콜로지는 지난 25일(현지 시각) 나스닥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CG온콜로지는 상장 첫날 최고가 40.90달러(약 5만 4,642원)를 기록하며 공모가 19달러(약 2만 5,384원) 대비 무려 115.26% 상승했다. IPO를 통해 3억 8,000만 달러(약 5,073억 원)를 유치한 CG온콜로지의 이날 시가총액은 22억 달러(약 2조 9,392억 원)를 넘어섰다.
CG온콜로지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종양 용해성 아데노바이러스인 '크레토스티모겐 그레나데노렙벡' 개발 및 해당 물질 방출을 유발해 면역 공격을 자극하도록 설계된 비근육침습성 방광암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26일에는 어라이번트 바이오파마가 상장에 성공했다. 회사는 공모가 18달러(약 2만 4,048원)에서 25.95달러(약 3만 4,669원)까지 상승하며 IPO를 통해 총 1억 7,500만 달러 유치에 성공했다.
어라이번트의 주요 파이프라인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EGFR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인 '프루모네르티닙'으로, 해당 약제는 2021년 중국에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EGFR 엑손 20 삽입 돌연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이 FDA로부터 혁신 치료제로 지정받은 바 있다.
◇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속속 상장 추진… 눈길 끄는 바이오텍은?
오상헬스케어와 디앤디파마텍은 올해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분야 첫 번째 상장 주자로 꼽힌다. 두 기업은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 심사를 승인받고, 지난 11일과 17일 각각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금융위원회는 현재 두 기업의 증권신고서를 검토 중이며, 빠르면 상반기 중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오상헬스케어는 생화학 진단, 분자 진단, 면역 진단 등 체외 진단 분야에서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2015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19 분자 진단 시약을 개발했다.
코로나19 분자 진단 시약은 국내기업 최초로 미국 FDA 긴급 사용승인을 획득하는 등 분자 진단 및 면역 진단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 같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오상헬스케어는 28년간 100여 개국, 140여 개 거래처를 확보하며 글로벌 유통망을 구축했다.
디앤디파마텍은 올해 3월 청약을 목표로 IPO 절차에 돌입했다. 주요 파이프라인은 GLP-1 계열 펩타이드를 활용한 만성 질환 치료제로, 현재 경구형 비만 치료제를 중심으로 주사형 MASH(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DD01’, 퇴행성 뇌 질환 치료제 ‘NLY01’ 등 다수의 GLP-1 기반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제일약품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지난 18일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관문인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으며, 연내 코스닥 예비 심사 청구 수순을 밟을 계획이다.
주요 파이프라인은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 신약 '자스타프라잔'과 PARP/Tankyrase 이중 저해 표적항암제 '네수파립' 등이다. 자스타프라잔은 현재 가장 유력한 국산 신약 후보로, 지난해 3월 1억 2,750만 달러(약 1,6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피노바이오는 차세대 ADC 플랫폼 ‘PINOT-ADC’를 활용해 ‘PBX-001’ 등 다수 ADC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표적항암제 ‘NTX-301’은 미국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며, 녹내장 치료제 ‘NTX-101’은 국내 임상 1상을 완료했다.
지난해 미국 기업 컨쥬게이트바이오와 총 10개 약물 타깃에 대한 ADC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3,000억 원 규모로 체결했으며, 2022년에는 셀트리온과 총 15개 타깃 대상 12억 4,000만 달러(약 1조 6,000억 원) 규모의 ADC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설립 이후 국내 기관투자자 및 제약사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은 약 640억 원이다.
온코크로스도 지난해 7월 기술성 평가에서 전문 평가기관 두 곳으로부터 모두 A 등급을 획득하고, 이달 코스닥 시장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했다. 온코크로스는 의약품이 최적의 효능을 나타낼 수 있는 적응증을 발굴하거나 질환에 최적인 약물을 발굴하는 AI 플랫폼 ‘랩터 AI’를 보유하고 있다.
또 AI 신약 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이를 개발하거나 기술수출 하는 방식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주요 파이프라인인 ‘OC514’는 근감소증 등 근육 질환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OC514의 국내 판권은 한국파마에 기술 이전됐다. 현재 글로벌 임상 2상을 준비 중이다.
이 외에도 올해 에이치이엠파마, 제이투케이바이오, 이엔셀, 퓨쳐메디신, 하이센스바이오, 레이저옵텍, 로킷헬스케어, 엔지노믹스 등 다수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IPO를 준비 중이다.
[바이오타임즈=김가람 기자] news@bi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