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기업에서 신약 개발 기업으로 도약해 제품 라인 다각화할 것
의약외품으로까지 사업 확대해 2년 안에 해외 직판에서 3조 원의 매출 목표
셀트리온 그룹 내 상장 3사의 합병, 올해 안으로 마무리할 것
글로벌 기업 인수(M&A)도 고려, 문어발식 경영은 지양
“웬만한 파도가 와도 흔들리지 않은 회사를 만들어놓고 떠나겠다”고 다짐
[바이오타임즈] “한국에 가만히 앉아서 경영하지 않겠다. 미국, 유럽, 일본, 남미, 아시아를 직접 다니며 직접 영업을 뛸 것이다. 이렇게 힘들 때는 그룹 총수가 사업 현장으로 들어가는 게 맞다. 나도 그 길을 향해 갈 것이다.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2년 만에 소방수를 자처하며 경영 일선에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9일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임기 2년간의 경영 전략과 셀트리온그룹의 비전에 대해 밝혔다.
앞서 셀트리온그룹 내 상장 3사는 28일 진행된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서 회장을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공식 선임했으며, 서 회장은 임기 2년 동안 경영 일선에 복귀해 직접 셀트리온그룹 사업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이날 간담회에서 서 회장은 셀트리온의 새로운 동력으로 ▲바이오시밀러 전문 기업에서 신약 개발 기업으로의 도약 ▲AI 기반 원격진료 플랫폼 사업 ▲해외 직판을 이용한 의약외품 사업을 꼽았다.
우선 신약 개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2030년까지 바이오시밀러 60%, 신약(오리지널) 40%로 균형을 맞춰 신약으로 다국적 제약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플랫폼을 도입하고, 공동개발 파트너도 찾아 제품 라인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우선 내년 이중항체 및 항암제 등 신약 파이프라인 10개의 비임상 및 임상 개발에 들어간다.
셀트리온은 ADC 항암제, 이중항체, 마이크로바이옴, 경구형 항체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외 기업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플랫폼 기술과 항체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도 집중해 신약 개발 기업으로 면모를 갖춰 나간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원격진료 등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도 나선다.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는 자체 플랫폼 확보를 위해 이미 서진석 의장이 중심이 돼서 연구 중이며, 별도 연구소 구축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정진 회장은 “디지털 헬스케어는 국내 시장이 작기 때문에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진행할 생각이며, 셀트리온 그룹 내 상장 3사의 합병이 진행되면 합병된 회사가 구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직판을 활용해 매출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은 3월에 미국, 캐나다 직판망까지 구축하며 전 세계 직판 망 구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서정진 회장은 차별화된 제품만 있다면 유럽 시장보다 미국 시장의 가능성을 크게 내다봤다.
서 회장은 “전 세계 영업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는 건 최대의 장점으로, 직판시스템을 활용해 의약품뿐만 아니라 의약외품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돌입하겠다”며 “병원에서 사용하는 품목이 2백 개가 넘는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의료 용품을 다 일회용으로 바꾸면서 관련 시장이 더욱 커졌다. 셀트리온 브랜드가 유럽이나 미국에서 월드클래스에 뒤지지 않기 때문에 의약외품으로까지 사업을 확대해 2년 안에 셀트리온 해외 직판에서 3조 원의 매출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사업에 대해서는 미국 사업 완성 후 스텝 바이 스텝으로 계획하고 있으며, 이미 한 제품은 허가받아서 중국 로컬 파트너를 찾아 올해부터 판매를 개시한다고 설명했다.
주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셀트리온 그룹 내 상장 3사의 합병 계획은 마일스톤이 제시되면 신속하게 종료할 것임을 밝혔다. 현재 합병과 관련된 법적 절차 및 실행을 위한 내부 실무 검토를 마무리했으며, 국내외 주관사 선정을 준비 중이다.
서 회장은 “합병 준비 단계는 거의 종료됐다. 다만 금융 시장의 안정화 상황을 봐가면서 마일스톤을 제시하겠다”며 “많은 주주가 원하기 때문에 신속하게 진행할 계획으로, 가능하면 올해 안에 합병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특히, 셀트리온그룹의 사업 경쟁력을 키우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거시적 관점에서 글로벌 기업 인수(M&A)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부터 인수 대상 기업들을 찾고 있으며, 올 상반기가 끝나면 10여 개 후보 기업으로 압축한다는 설명이다.
서정진 회장은 “3, 4분기 말부터는 현금, 현금성 자산채권, 개인 주식을 스와핑 방식을 통해 4~5조 원 규모의 M&A를 계획 중이며, 월가의 투자자들이 같이 하기 원하는 상황이라 규모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말하며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플랫폼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라면 한국기업을 포함에서 해외 기업까지 과감하게 투자할 생각이다. 단, 문어발식 경영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그룹은 올해 미국에서 전이성 직결장암 치료제 ‘베그젤마(CT-P16)’,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CT-P17)’ 등 후속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고, 차세대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기대하고 있는 ‘램시마SC’가 신약으로 올해 미국 FDA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 제품을 신속하게 미국 시장에 선보이고, 시장 점유율 확장을 위해 미국 직판 체계를 본격 가동하면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최소 25~3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서정진 회장은 “차별화된 제품 개발과 시장 개척을 통해 단기적 성과를 극대화하고, 구조적 변화를 확실히 보여주겠다”며 “다시 들어온 이상 완전히 달라진 회사를 만들고, 구체적 성과를 이룰 것이다. 2년 동안 웬만한 파도가 와도 흔들리지 않은 회사를 만들어놓고 떠나겠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바이오타임즈=김수진 기자] sjkimcap@biotimes.co.kr